"성소수자 자녀들은 절대 죄인이 아닙니다"

아시안성소수자연합회 회견
부모들이 '커밍아웃' 나서
다국어 홍보 캠페인 전개

17일 맨해튼 덱허트 로펌에서 열린 전국아시안성소수자연합회 기자회견에서 한인 조앤 이(연단)씨가 성소수자 자녀와 관련한 경험담을 나누고 있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내 아이를 진정 가두고 있는 건 이웃도 이 사회도 아닌 부모, 내 자신일수 있어요. 내 아이가 성소수자라는 게 죄가 아니잖아요. 조금만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아이를 마음 속 장롱에 꽁꽁 가둬두는 일은 없었을 텐데 …."

연단에 나선 한인 어머니는 말을 잇지 못했다. 자신의 성에 대해 엄마에게 속 시원히 털어놔 보지도 못하고 16살의 어린 나이에 죽음을 선택한 아들 평화(미국이름 스카일러)가 눈앞을 가려서다. 8살이 되던 해 "엄마, 내 몸이 내게 맞지 않는 것처럼 느껴져"라는 평화의 말을 믿지 않았던 이씨는 지난해 10월, 평화의 장례식에서 트랜스젠더였던 아들의 커밍아웃을 인정했다. 하지만 살아생전 평화의 성 정체성을 보듬어 주지 못했던 건 지울 수 없는 한이 됐다.

17일 전국아시안성소수자연합회(NQAPIA)가 주최한 LGBT(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 알리기 캠페인 기자회견에는 이씨를 비롯 성소수자 자녀를 둔 아시안 부모들이 전국에서 참석해 경험담을 공유했다. 자녀들을 위해 부모가 먼저 '커밍아웃'을 택한 것이다. 트랜스젠더 자녀를 둔 일본계 어머니 마르샤 아이주미는 "성소수자에게 수치심과 죄의식을 주는 아시안 전통문화를 부모로서 혼자 극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자녀들을 위해서는 부모들의 인식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 최대 비영리 아시안성소수자 단체인 NQAPIA는 6월 한 달간 아시안 미디어를 통한 다국어 광고 캠페인 '가족은 언제나 가족이니까요(Family is Still Family)'를 전개한다. 성소수자 자녀를 둔 아시안 부모들이 LGBT 인식 개선을 위해 직접 나서는 이례적인 캠페인이다.

NQAPIA 사무총장 글렌 매그판테이는 "아시안 성소수자의 경우 결혼은 할 수 있지만 결혼식에 참석할 가족이나 친척이 얼마 없다는 건 얼마나 슬픈 일인가. 삶의 질을 보장해주기 위해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욕시 성소수자부모협회 소속 클라라 윤씨는 "특히 한인 부모들은 자녀가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외면하고 싶어한다"며 "인식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자녀들은 계속 사회에서 외면 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조은 lee.joeun@koreadaily.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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