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이민 단속 논란

중국계 인신매매 피해 여성 체포 시도
9.11 잔해 제거로 만성 질환 얻은 남성
27년 전 범죄 이유로 구금, 추방 위기
[뉴욕 중앙일보] 06.18.17 22:24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인신매매 피해자와 9.11 테러 현장 수습 작업으로 만성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까지 불법 체류자 단속 대상에 포함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 퀸즈 형사법원에서는 ICE 요원들이 중국계 인신매매 피해자를 체포하려 했다. 변호사 및 판사의 제지로 가까스로 체포 위기는 넘겼으나 "인신매매 피해자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주려 했다"는 비난이 나왔다.

WNYC 보도에 따르면 이날 ICE 요원 여러 명은 법원 건물 안으로 들어 와 불법 마사지 혐의로 체포된 여성을 찾아 다녔다. 당시 이 여성은 퀸즈 형사법원 내 인신매매 중재법원(HITC)에 출두한 상태였다. 이 여성은 불법 마사지 혐의로 체포됐으나 인신매매 피해가 인정돼 피의자가 아닌 피해자로 HITC 심리에 참석했다.

국선 변호인들은 ICE 요원들이 이 여성을 체포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담당 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며 판사는 이 여성이 무사히 법원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관련 재넛 디피오르 수석 판사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법원을 이용하는 뉴요커들의 안전과 보안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곧 국토안보부 측과 만나 우리의 우려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멜린다 캐츠 퀸즈보로장도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인신매매 피해 여성들은 이미 고통을 받았다. 이들 여성에게 이중으로 피해를 주는 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법원 내 ICE 요원의 존재는 사법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방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ICE 측은 "법원 밖에서 3명을 체포했다. 법원 내에서는 체포가 이뤄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뉴욕시 법원 행정처에 따르면 지난 2월 이후 법원에서 ICE 요원에게 체포된 사람은 20명이나 된다.

9.11 테러 직후 잔해 제거 작업에 투입됐던 콜롬비아 출신 카를로스 험버토 카도나(48)의 구금 사례도 비인도적인 처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17살 때인 1986년 내전을 피해 미국에 온 카도나는 1990년 마약 판매 미수 혐의로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그는 2000년 추방 명령을 받았으나 이후 9.11 수습 작업 후유증으로 폐질환 등을 갖게 된 점이 인정돼 보호 관찰 대상으로 분류됐다.

카도나는 2014년 미 시민권자 여성과 결혼해 영주권을 신청했으나 승인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2월 보호 관찰이 취소되고 ICE에 다시 체포.구금됐다. 카도나의 아내는 "남편은 테러 현장을 수습하느라 나쁜 연기를 계속 들이마셨다. 그 결과 그는 폐병을 가진 채 살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카도나의 변호인도 "그는 진정한 미국인이다. 미국을 위해 살아왔지만 이제는 콜롬비아로 추방될 위기에 처했다"고 항변했다.

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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