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우보이와 소떼…서부시대로 가는 시간 여행

신현식 기자의 대륙 탐방
[LA중앙일보] 08.01.17 20:30
스톡야드에서는 하루 두 차례 캐슬 드라이브가 열린다. 6명의 소를 모는 카우보이와 16마리의 소떼가 길을 행진하는데 장관이다.
스톡야드 길거리에는 롱혼과 기념사진을 찍는 곳이 있어 관광객들이 성시를 이룬다.
스톡야드는 동물을 거래하던 곳으로 동물우리들이 남아 있고 우리를 이용한 놀이터도 있다.
포트워스에는 카우보이에 관한 박물관과 로데오 경기장이 있어 서부의 역사를 볼 수 있다.
포트워스 스톡야드(Fort Worth Stockyards National Historic District)

소는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가축이다. 유제품, 가죽, 고기, 땅을 비옥하게 하는 거름을 생산한다. 전세계 약 14억 마리의 소가 있고 그 무게는 세계 전체 인구의 몸무게보다 더 나간다. 호주에서는 소가 사람 수보다 많고 남미에서는 사람 수와 맞먹는다. 그리고 미국에서만 1억 마리가 넘게 사육되고 있다.

소는 인간이 다루는 방식에 따라 매우 다르게 행동한다. 소리를 지르거나 다른 동물이 갑자기 등장하거나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가 다가오면 공포를 느낀다. 카우보이들이 넓은 곳에서 소떼를 멀리 이동시키려면 소가 공포심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한다. 서부영화의 카우보이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말을 질주하면 소떼가 놀라 도망갈 수 있다.

소몰이 기술은 19세기 텍사스에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1866년부터 1886년까지 텍사스의 카우보이들은 서부의 광활한 평원에서 수천 마리 소 떼를 몰았다. 카우보이들은 소떼를 조용히, 천천히 몰았는데 거칠게 다루면 스트레스를 받아 많은 소들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텍사스에서 캔자스로 이동하는 소떼의 규모는 작게는 2000마리에서 평균 3000마리 정도였다고 한다.

최소 10명의 카우보이가 밤낮으로 소떼를 지키며 매일 15마일 정도를 이동했는데 종착지까지 보통 두 달의 여정이었다.

소몰이는 텍사스에서 시작하여 북쪽으로 이동하다 캔자스시티의 철도 종점인 미주리주의 세달리아, 와이오밍 주의 샤이안, 캔자스주 애빌린같은 철도 종점까지 이동했다. 모여진 소떼는 시카고의 가축 판매장이나 동부 쪽으로 운송되기 위해 열차에 실렸다.

소 장사들이 소가 북부 초원지대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북부에서도 목축이 시작됐고 1874년에는 가시 철조망이 도입되어 거대한 면적의 목장을 애워쌀 수 있게 되었다. 1890년대에는 서부 개척이 끝나게 됐고 서부 개척지의 카우보이 시대도 끝났다. 이후 미국은 기업형 목축 시대가 열렸다.

지금도 서부시대의 정취가 그대로 남아있는 텍사스 포트워스 스톡야드를 방문했다. 텍사스답지 않은 자유와 낭만의 도시 오스틴을 만끽하고 가장 텍사스다운 포트워스를 향했다. 오스틴에서 북쪽으로 3시간을 달려 서부시대로 들어갔다. 카우보이, 드넓은 목장, 뿔이 긴 텍사스 롱혼, 청바지와 같은 텍사스의 상징이 보였다.

포트워스 댈러스는 1872년 철도가 연결되면서 목축과 목화산업으로 부을 키웠고 1930년대 유전이 터지면서 불경기를 타지 않는 경제 중심도시로 성장했다. 포트워스 스톡야드는 1800년대 말부터 가축거래소와 목장이 번성하던 곳으로 미국 서부 역사가 그대로 보존돼 있는 곳이다.

포트워스 동네 어귀에 들어서면 과거 서부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든다. 가축 거래소와 가축을 가두는 우리, 가축 냄새, 로데오 경기장, 카우보이 관련 박물관들, 서부시대 선술집, BBQ음식점, 카우보이 용품점들이 옛날 모습을 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마주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청바지에 부츠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다닌다.

스톡야드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는 소몰이다. 카우보이가 긴 뿔을 가진 소들을 전통방식으로 소몰이를 하며 길을 지나가는데 장관을 연출한다. 이때 포트워스 스톡야드의 광경은 완전 서부시대로의 시간여행 같다. 미국의 생생한 역사를 볼 수 있는 드문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