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세탁업소 12년째 법정 투쟁

맨해튼 이스트할렘 '팬시 클리너스'
뉴욕시정부 강제 토지수용권 맞서
데일리뉴스 1면 표지 기사로 보도

뉴욕시정부와 토지강제수용권으로 인한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는 드라이클리너 업주 데이먼 배씨의 스토리를 다룬 7일자 데일리뉴스 표지.
맨해튼 이스트할렘에 있는 한인 드라이클리닝 업소가 뉴욕시정부의 강제 토지수용권(eminent domain) 발동으로 문을 닫게 될 위기에 처한 뒤 12년째 법정 투쟁을 벌이고 있다.

뉴욕 일간 데일리뉴스는 7일 '팬시 클리너스(Fancy Cleaners)' 데이먼 배씨의 이야기를 1면 표지기사로 보도했다. 배씨 가족이 15년째 운영하고 있는 팬시 클리너스는 이스트할렘 126스트리트와 3애비뉴 코너에 위치한 6000스퀘어피트 규모의 드라이클리닝 업소다.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1981년 한국에서 이민을 온 배씨의 부모가 지난 2003년 이 곳의 부지를 매입해 드라이클리닝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 2008년 갑자기 시정부가 배씨의 업소가 있는 부지를 포함한 블록 전체에 강제 토지수용권을 발동했다. 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을 위해 시정부가 민간 소유 부지를 강제적이지만 합법적인 방법으로 매입한 것이다.

배씨를 비롯한 부지의 소상인들은 즉각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항소법원까지 이어졌으나 지난해 3월 항소법원 배심원단은 시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시정부는 해당 부지가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배씨를 비롯한 상인들은 법원에서 여러 업소가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시정부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항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특히 정부의 토지수용권에 법원의 개입이 제한된 상황이어서 당시 판사조차도 "시정부의 주장은 대형 개발업체에 부지를 넘기기 위한 허위 주장"이라고 판시했으나 배심원단의 결정을 번복할 수 없었다고 데일리뉴스는 전했다.

보통 정부는 토지수용권을 통한 민간 소유 재산을 강제 매입할 경우 보상을 하는데 배씨 측에는 350만 달러를 제안했다. 그러나 이 액수는 현 부동산 시세를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가격이다.

배씨는 데일리뉴스와 인터뷰에서 "이 곳에서 5블록 떨어진 곳의 5000스퀘어피트 크기 공간이 1100만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며 "시정부가 제안한 금액으로는 이스트할렘에서 도저히 사업을 이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배씨의 업소에는 각종 드라이클리닝 기계들도 있는데 가치가 200만 달러 이상이다. 그러나 시정부는 기계들에 대한 보상으로 61만5000달러를 제안했다. 기계와 시설 중 일부는 아예 보상 대상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더구나 시정부가 재판에서 승소해 건물주가 된 후인 지난해 4월부터는 배씨 측에 한 달 렌트로 3만 달러를 청구하고 있다. 재산세 또한 계속 올랐다. 2003년 당시 1년에 7200달러이던 것이 소송이 제기된 이후부터 급격히 뛰기 시작해 2011년엔 5만4000여 달러로 올랐고 2015년엔 24만 달러에 달했다. 시정부는 현재 기계 보상금 61만 달러 가운데 32만여 달러는 체납 렌트를 이유로 지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배씨는 "사업 특성상 하루 만에 문 닫고 이사를 갈 수 있는 상황도 못 되고 이사 준비를 위해 문을 닫을 수도 없다"며 "시정부는 무조건 우리를 내쫓으려만하고 있다. 마치 마피와와 싸우는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배씨는 빌 드블라지오 시장과 멜리사 마크-비베리토 시의회 의장에게도 이러한 상황을 호소하는 진정서를 보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데일리뉴스는 "배씨는 마지막 법적 투쟁으로 시정부가 제안한 350만 달러 보상금이 현 시세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법원에서 강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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