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30년 전 소녀 마음으로 "평창, 평창"

1988년이 오랜만에 떠올랐다.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다. 어렴풋한 기억이지만 유난히 들떠 있었다. 사실 나만이 아니다. 한국에 살고 있는 모두가 들떠 있었다. 그해는 '88 서울올림픽'이 열린 해였다.

그래서인지 88년은 다른 해에 비해 조금 더 선명하게 기억 속에 새겨져 있다. 올림픽 기간이었던 어떤 하루는 그날의 기분까지 기억에 남아있다. 올림픽 경기를 보고 싶은데 가을 운동회 매스게임 준비 때문에 땡볕에서 투덜 투덜거리며 연습을 해야했었다. 꽤나 속이 상했던 듯싶다.

어린 나이에도 올림픽에 대한 관심은 높았었다. 작은 TV로만 보는 올림픽이었지만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성대한 개막식과 화려한 퍼포먼스는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종합 4위를 차지할 만큼 선수들은 우수한 기량을 발휘하며 국민의 가슴을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게 했다. 물론 '홈 어드밴티지'가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88올림픽은 국제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올림픽으로 기록됐다. 앞서 열린 두 번의 올림픽이 모두 반쪽짜리로 치러진 후여서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미국 등 60개 서방국가들이, 1984년 LA올림픽에는 소련 등을 포함 18개 동유럽 국가가 불참했다. 그에 비해 1988년에는 미국과 소련은 물론 160개국이 참가하면서 세계 화합의 장이라는 의미가 부여됐다.

30여 년 만에 올림픽을 치르는 한국은 요즘, 조금 들떠 있는 모습이다. 물론 개발도상국으로 올림픽을 치르던 1988년 때와 비교할 만한 뜨거운 열기는 아니어도 개막이 다가오면서 따끈하게 달아오르고 있다.

멀리서 소식으로나마 듣는 올림픽이지만 그 열기가 LA에도 조금이나마 전해지고 있다. 미국에 나와 있는 한국의 공기관들이 종종 벌이는 평창올림픽 홍보 행사들을 통해서다.

지난해 11월에는 평창올림픽 개막 D-100일을 기념해 국립국악원이 50여 명의 창단악단 단원을 이끌고 LA무대에서 공연을 펼쳤다. 이 정도 규모의 국립국악원 공연이 LA에서 개최된 것은 처음이었고 공연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이달 초 열렸던 LA아트쇼에서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기획한 평창올림픽 기념 특별 전시와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라이브드로잉의 대가로 불리며 전세계에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만화가 김정기씨의 라이브 드로잉 쇼도 볼 수 있었다. 평창올림픽 덕분이다.

물론 불안한 북핵문제부터 러시아 출전금지에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문제까지 적지 않은 우려와 잡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것이라는 데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국서도 해외에 있는 한인들도 한마음으로 기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내가 서 있는 자리도 1988년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2018 평창올림픽이 잘 치러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매한가지다. 그때 그 중학교 1학년 어린 소녀 때의 마음으로 멀리서나마 평창올림픽을 응원해 본다.

사회부 오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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