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민원업무와 총영사

부임 두 달째를 맞은 LA·샌프란시스코·뉴욕·시애틀·애틀랜타·보스턴 재외공관장이 각자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다. 이들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재외국민보호와 민원서비스 강화'를 외쳤다. 미국에서 한국의 자국민 이익과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최상급 영사란 책임을 다하겠다는 일종의 포부다.

LA총영사관(총영사 김완중)은 한 달 평균 6300~7040건의 민원업무를 처리한다. 지난 1월에는 전달보다 업무가 10%나 늘었다.

이런 가운데 김완중 LA총영사는 부임 직후 직원 및 민원실 인력 운영방식을 바꿨다. 전 직원은 하루 근무시간이 기존 7시간30분에서 '7시간(점심시간 1시간 제외)'으로 줄었고, 민원실 직원의 점심시간은 기존 30분에서 1시간으로 늘었다. 반면 민원실 접수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로 변동이 없다.

민원업무는 늘어난 반면, 직원 근무시간은 줄었다. 민원인이 겪은 불편은 예고된 일이었다. LA총영사관은 "원래 연초는 새 학기 시작 등으로 민원업무 성수기"라고 해명했다. LA총영사관 말대로 성수기 때라면 근무시간 단축 등 인력 운영방식을 변경하기 전에 더 고민했어야 했다.

최근 본지의 LA총영사관 민원실서비스 실태를 담은 시리즈 기사는 민원업무와 총영사 및 공관 직원의 역할을 되짚어보자는 취지였다. '총영사 바뀌자 북새통된 민원실'본지 1월 19일자 A-1면>로 시작한 기사를 읽은 LA총영사관 직원들은 억울할 수도 있다. 독자와 내부 제보는 달랐다. 새 총영사의 의욕이 앞선 정무적 판단, 총영사와 영사 간 소통부재, 민원실 직원의 이기주의가 빚어낸 결과물이었다.

한 예로 민원실 직원들은 2년 전 하루 7시간30분 근무 도입에 앞서 점심시간을 30분(캘리포니아 노동법상 하루 7시간 근무자는 점심시간 30분 제공 가능)으로 줄일지, 민원실 접수시간을 30분 연장할지를 놓고 '점심시간 30분'을 택했다. 자녀 픽업 등으로 퇴근은 늦출 수 없다는 논리였다. 민원실은 오후 4시 접수마감을 하면 잔업처리 후 먼저 끝난 사람이 퇴근한다.

이들이 새 총영사 부임 직후 점심시간 1시간 사수를 외친 것은 모순이다. LA총영사는 점심시간이 늘어난 만큼 민원실 운영시간 연장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NO"라고 답했다. 직원 복지증진에 따른 민원업무 효율성과 서비스 개선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김완중 LA총영사는 법원 영사 및 직원 1명 충원으로 서비스 개선을 약속했다.

지난 5일 뉴욕총영사관(총영사 박효성)은 민원실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30분(종전 오후 4시)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직원 점심시간도 30분 단축해 정오(낮 12시~오후 1시)로 조정했다. 점심시간에도 민원실 직원 탄력운영을 도입했다. LA총영사관이 2년 전 도입해 서비스 개선 호평을 받은 방식과 비슷하다. 이와 관련 한국 외교부는 직원 근무시간이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9조에 따라 하루 8시간, 주 40시간(점심시간 제외)이라고 밝혔다.

뉴욕총영사관은 김완중 LA총영사가 영사로 근무했던 곳이다. 김 총영사는 인력 운영방식 변경 및 근무시간 단축 이유로 다른 공관과 '형평성'을 꼽기도 했다. 현재 뉴욕총영사관은 LA총영사관과 상반된 행보를 보인다. 두 지역 재외국민 및 현지 민원인의 평가가 기다려진다.

김형재 /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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