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손석희 선생이랑 잘하는데···JTBC 왜 이리 무례한가"

북한이 1일 지난 남북 정상회담에서 거론됐던 6·15 공동행사를 놓고 한국에서 개최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북한은 이날 오전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전체회의에서 “6ㆍ15 남북 공동행사를 당국ㆍ민간ㆍ정당ㆍ사회단체ㆍ의회 등의 참여 하에 남측 지역에서 개최하자”고 밝혔다고 통일부 당국자가 밝혔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1일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이날 회담에서 남북은 4ㆍ27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합의점을 찾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측 대표단이 첫 사업으로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조속히 가동할 것을 제의했고 북측도 판문점 선언 이행의 첫 조치로 추진되는 사업이며, 개성공단 내 시설이 상당 기간 사용하지 않아 개보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필요한 사전 준비를 거쳐 최대한 빨리 개소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는 남북이 신속한 연락사무소 개소에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며 “현재 크게 이견이 있는 기류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오전 전체회의는 55분간 진행된 뒤 끝났다.

남측 대표단은 북측에 산림협력도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뜻이 있으며, 동해선ㆍ경의선 철도ㆍ도로 연결 및 한반도 신경제구상과 관련한 남북 공동 연구조사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알렸다. 또 장성급 군사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 8월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한 체육회담 및 산림 협력, 철도ㆍ도로 실무회담 등의 조속한 개최가 필요하다고 표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측도 분야별 후속 실무회담의 조속한 개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고 오늘 회담에서 장소와 날짜를 확정하자는 뜻도 밝혔다”고 말했다.


1일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에 참석한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이 당국자는 “양측이 진지하게 상호 의견을 교환했다”며 “큰 이견은 없었다”고 전했다. 남북은 오후 양측 연락관 협의를 통해 각 분야별 대표들이 만나는 대표접촉 등에 나선다. 남측 대표단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해서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김남중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안문현 국무조정실 심의관 및 류광수 산림청 차장으로 구성됐다. 북측 대표단엔 이선권 조국통일평화통일위원장을 필두로 김윤혁 철도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용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이 나왔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이 1일 오전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이날 회담은 당초 지난달 16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북한이 당일 새벽 일방 취소했었다. 북측 대표단장인 이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취소 다음날 “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현 남측 정권과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위협했다. 이와 관련 이선권은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5월달 우리가 만나지 못한 거는 기자 선생들이 있으니 조명균 장관 선생이 절대 자기 비판은 하지 마시고 넘어갑시다”라고 말했다. 농담조였지만 책임이 남측에 있다는 주장이다. 이선권은 이어 “옛날 고사에 작은 나무 등걸이 큰 수레를 뒤집어 엎는다(는 말이 있다)”며 “인위적인 나무 등걸을 우리 대로에 갖다 놓는 일이 없도록 하면 북남 관계는 빛 속도랄까, 세계가 일찌기 알지 못하는 속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속도’에 대해선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장관도 강조했다. 조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지금까지 5개월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해야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회담장으로 출발하면서도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속도감 있게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선권은 오전 회담장에 들어서기 앞서 남측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지난달 회담 연기 조치와 관련해 질문을 받자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 질문은 지난달 북한이 회담을 일방 취소하며 그 이유로 언급했던 “엄중한 사태”가 해결이 됐다고 보냐는 내용이었다. 이선권은 2~3초간 침묵을 한 뒤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는 측면에서 질문을 해야지 불신을 조장시키고 오도할 수 있는 질문을 하면 안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질문한 기자의 소속을 물은 뒤 JTBC라는 답을 듣자 이 위원장은 “손석희 (JTBC 사장) 선생이랑 잘 하는 거 같은데 왜 그렇게 질문하오”라며 “앞으로 이런 질문은 무례한 질문으로 치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선권은 평화의집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올라가면 바로 나오는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진행되어온 북ㆍ미 실무협상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저하고 상관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북ㆍ미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12일에 열릴지에 대해선 “싱가포르에 날아가서 질문하소. 여긴 판문점이라고”라고 말했다.

지난 1월9일 판문점에서 진행된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회담을 기자들에게 공개하자고 제안했던 이선권은 이날도 “회담 문화도 갱신할 필요 있으니 공개적으로 해보자”고 또 꺼내 들었다. 이에 조 장관이 “회담 문화 바꾸자는 것은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효율적 진행을 위해 시작할 때는 (비공개로) 얘기를 한 다음에 기자들이 다 보는 앞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선권은 “그러면 제가 오늘은 양보를 하겠는데 다음번에는 공개하자”고 말해 회담 기록으로 남겼다. 전수진 기자, 판문점=공동취재단 chun.sujin@joongang.co.kr



전수진(chun.sujin@joongang.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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