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기독교 위기 '상식 회복'에 답 있다

얼마 전 한 기독교 단체가 주최한 포럼에 패널리스트로 참여했다. 오늘날 교계 문제를 함께 고민해보고 대안을 나눠보자는 자리였다. 포럼에는 기독교계 전문가들이 나섰다.

종교계 담당 기자라고 해서 초청을 받았지만 일천한 경력으로 거대 담론을 논하는 게 미안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패널리스트들의 열띤 토론보다는 청중들의 반응이었다. 청중들은 질의 응답 시간에 패널리스트들에게 교계 이슈에 대한 적나라한 지적, 문제 제기, 절망스러운 심정 등을 토로했다. 실망의 단계를 넘어섰다면 아예 무관심할 텐데 그만큼 교계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는 것일 테다.

한편으론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청중들이 보인 울분은 곧 기독교 현장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그런 현실을 과연 교회들은 어느 정도까지 인지하고 있을까. 포럼은 기독교계가 주최했기 때문에 주로 교계 내부의 관점에서 대안이 제시됐다. 복음에 대한 회복, 교회론의 재정립, 신학 교육 강화, 목사 안수 과정 개선, 직분론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이다.

기독교 관계자들 사이에서 외부 영역(언론)에서 참여한 토론자가 신학적인 담론을 나누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와 외부 영역의 관계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그동안 종교 담당 기자로 활동하며 안타까웠던 것 중 하나는 기독교가 사회와 소통하면서 전혀 관계성을 갖지 못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이미지 구축의 실패라 봐도 무방하다.

물론 교회들은 봉사 활동이나 기부 등을 통해 사회에 나름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겠지만, 그동안 쓰인 에너지에 비해 현재 기독교의 사회적 신뢰도나 이미지가 매우 부정적이라는 것은 반드시 곱씹어봐야 한다. 기독교는 '교회'가 외부에 어떤 식으로 비추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고 이를 위한 사고 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 외부 눈치를 보면서 가식적으로 이미지를 꾸미라는 게 아니다. 기독교의 가치가 교계 내에서 그렇게 소중하게 여겨진다면 그것이 외부에는 왜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거다. 그건 분명 전달 또는 소통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고 이를 어떤 방법으로든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건 더욱 심각한 일이다.

이를 위해 '상식의 회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기독교내에서 첨예한 문제는 신학적으로 자유주의와 보수주의, 교단별 입장에 따라서 너무나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정작 교계 영역 밖은 그러한 복잡한 입장 차이에는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상식은 그런 견해 차이와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사회에서 통용되는 가치다. 오늘날 사회가 교회에 요구하거나 바라는 것은 난해한 신학적 담론이 아닐 거다. 단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모습만 기대할 뿐이다.

만약 오늘날 교회가 상식적인 모습만 보여줬어도 현재 세간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교회 논란들의 절반 이상은 충분히 무마될 수 있을 거라 본다. 내부에서 다뤄지는 심도있는 논의만큼, 기독교가 외부와는 어떻게 관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균형있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게 안되면 교회 개혁은 '우리끼리'만의 헛헛한 외침에 그칠 수 있다.

장열 / 사회부 차장·종교담당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오늘의 핫이슈

핫딜 더보기

이 글을 공유하려면 링크를 복사하여 붙여넣으세요.
복사를 누르시면 자동 복사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