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북 외교, 하원서 시련 기다린다

국내 정치 막혀 북핵 더 치중할 듯
정상회담 내년 1월 초 넘길 수도
한반도 정책기조 유지하겠지만
북 인권문제 등 하원서 부각 예상

[하원 뺏긴 트럼프] 외교는
6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서 향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정책기조는 유지하되 의회 견제를 강하게 받을 것으로 관측됐다. 중앙일보가 이날 워싱턴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 6명을 긴급 설문조사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 대북 외교를 자신의 성공한 업적으로 삼기 위해 그동안의 궤도를 바꾸지 않으려고 하겠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상당한 ‘시련’을 겪을 것이란 설명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외교 정책 변화 있을까=제니 타운 38노스 편집장은 “트럼프는 그 어떤 외교방향도 바꾸지 않겠지만 민주당이 북·미 협상에 성과가 없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에) ‘여유 시간’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민주당의 승리는 앞으로 의회에서 극소수의 법안만이 통과될 것임을 의미한다”며 "민주당은 하원에서 온갖 정보를 내놓으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민주당의 승리는 트럼프를 국내적으로 제한할 것이며 ‘업적’을 위해 외교 문제에 집중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대표는 "당장 민주당은 여러 ‘감시·감독 청문회’를 소집해 옛소련과 체결한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탈퇴, 이란과의 핵 협정 탈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무기 판매 등을 문제 삼을 공산이 크다”고 예측했다.

◆북핵 문제는 어떻게=당장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했다.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트럼프는 북핵 문제를 해결해 ‘노벨상’을 받으려는 데 아직도 관심이 있다”며 단 "(민주당이 승리함으로써) 북·미 협상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더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빅터 차 석좌는 "민주당도 줄곧 ‘외교적 북핵 해결’을 요구해 왔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기 힘들다”며 "다만 민주당은 핵 협상과 관련한 공개, 비공개 증언을 계속해서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핵 협상의 ‘범위’와 ‘검증’을 매우 세심하게 살필 것(scrutinize)이란 주장이다. 그럴 경우 북·미 협상의 기존 궤도에 큰 변화는 없더라도 그 속도와 내용물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단, 타운 편집장은 “민주당도 새 (의회) 멤버들이 현 (협상)상황을 따라잡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당장 (압박이) 나타나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언제=자누지 대표는 “내년 1월에 열리기를 기대하지만 예측이 어렵다”며 “트럼프는 국내 정치적 필요에 의해 정상회담 결정을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1월에서 많이 뒤로 밀리지는 않을 것 같다”(정 박 석좌), “현 교착상태를 타개하길 원한다면 내년 초가 불가피하다”(타운 편집장)는 의견도 있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몇 월을 특정하지 않은 채 “내년에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대체로 당초 언급됐던 1월 초에서 다소 뒤로 밀릴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진전이 없는 한 2차 회담을 해선 안 될 것”이라며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한 번의 ‘반짝 회담(flashy summit)’을 갈구하고 있어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에게 설득 당해 (종전선언 같은) 평화선언에 서명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미 관계 영향은=미 정치의 변화가 한·미 간에 미묘한 갈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자누지 대표는 “어느 당이 의회(하원)를 장악해도 한국은 염려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전통적으로 당파적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클링너는 “서울과 워싱턴의 균열이 더욱 공개적(public)이 돼 가고 있다”며 “(대북사업에 나설 경우) 한국 금융기관들이 미국의 제재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운 편집장은 한국의 대 민주당 의회외교 필요성을 제기하며 “민주당이 뭘 요구하는지, 북한에 대해 어떻게 재고하려 하는지 등에 보다 깊숙히 관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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