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출신 명재권 영장전담판사도 기각…검찰 “대단히 부당” 항의

고영한 전 대법관이 7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와 차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과 재판거래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전직 대법관 두 명의 영장이 기각됐다.


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임민성(48·사법연수원 28기) 영장전담 부장판사와 명재권(51·27기) 판사는 각각 박병대(61·12기) 전 대법관과 고영한(63·11기) 전 대법관의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피의자의 관여 범위와 공모 관계 성립, 광범위한 범죄 증거가 수집됐다”는 이유를 공통으로 들었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검사 출신 명재권 부장판사가 영장을 기각했다는 점이다. 명 부장판사는 1998년 수원지검 검사로 부임한 뒤 서울동부지검과 청주지검 등에서 근무하다 2009년 수원지법에서 법관으로 임용됐다. 서울중앙지법에는 지난 9월 영장전담 판사를 3명에서 4명으로 늘리면서 합류했다. 명 부장판사는 지난 9월 고 전 대법관의 자택과 박 전 대법관의 자택 등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관련 수사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처음으로 내려진 압수수색 영장이었다.

임민성 부장판사는 지난 10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59·16기)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인물이다.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이 이뤄지면서 검찰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 이후 처음으로 주요 피의자에 대한 신병확보에 성공했다. 앞서 검찰이 청구한 유해용(52·19기)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은 허경호 부장판사에 의해 기각된 바 있다.

박병대 전 대법관이 7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영장심사는 당초 무작위 전산 배당에 따라 이언학(51·27기) 영장전담 부장판사에게 맡겨졌으나 과거 박 전 대법관과 관계 때문에 회피 신청을 해 재배당됐다. 재배당된 두 영장전담 판사 모두 법원행정처 경력이 없다.

검찰은 영장기각 소식이 알려지자 13분 만에 “대단히 부당하다”는 입장을 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철저한 상하 명령 체계에 따른 범죄”라며 ”하급자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상급자들인 박병대·고영한 전 처장 모두에 대한 구속 영장을 기각한 것은 재판 독립을 훼손한 반헌법적 중범죄의 전모 규명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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