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직업의 개념이 바뀌어 간다

최근에 한인타운에도 전기 스쿠터가 자주 보이기 시작한다. 부담없는 가격으로 가까운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타는 재미가 있어서 이용자가 점점 느는 추세다.

재미있는 것은 전기 스쿠터의 충전 또한 일반인들에게 맡긴다는 것이다. 스쿠터를 충전해서 돈을 버는 이른바 '차저'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다. 앱을 통해서 배터리가 적은 스쿠터가 어디 있는지 본 뒤에 이를 수거해서 충전을 하면 충전한 양에 따라 보상을 준다.

지인 중 차저로 활동하면서 소셜미디어에 후기를 남긴 분이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부지런히 다니다 보면 꽤 쏠쏠한 벌이가 된다. 기자는 지인이 왜 그런 활동을 하는지 의아했다. 성공적으로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분이었기에 딱히 부업이 필요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추가 수입은 절대 나쁘지 않다고 말하는 지인의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것들이 보였다. 바로 '사이드 프로젝트' 혹은 '사이드 잡'이라고 부르는 것들이다. 수입이 부족하거나 돈이 급하게 필요한 사람들이 하는 것을 부업이라고 여겼지만, 최근엔 다르다. 정규직이라는 개념이 점점 더 옅어지고 공유경제를 통해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길이 많아지다 보니 사이드 잡은 일반적인 것이 됐다.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다, 밤에는 우버 운전을 하는 등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탄탄한 커리어가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다니면서도 자기가 열정이 있는 분야를 파서 그것을 통해 수입을 올리는 경우도 많다. 최근 유튜브에서 주목을 받는 유튜버 '와디'는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일하지만 유튜브에서 운동화를 리뷰하는 채널을 운영한다.

실리콘밸리의 IT기업들에서는 직원들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장려하기도 한다. 사이드 프로젝트가 발전하면 사내 벤처와 같은 형태가 되고 회사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무시간 외에 부업을 하면 본업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고방식은 이제 낡은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많다.

물론 이런 사이드 잡이 각광을 받는 것에는 어두운 일면도 존재한다. 연방준비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는 그 전 세대보다 수입과 재산이 더 적다고 한다. 한 직업만으로는 충분히 만족할 만한 수입을 거둘 수 없으니 결국 더 바쁘게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다.

하지만 자신의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사이드 잡을 통한 수입 올리기를 나쁘게 볼 이유는 크지 않다. 게다가 단지 수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열정을 실현하는 도구로서의 사이드 잡은 본업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래에는 '직업' 혹은 '풀타임 잡'이라는 개념이 점점 더 희박해질 것이라고도 말한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많은 부분 대체하게 되면 이런 흐름은 가속화될 것이다. 우리에게 멀지 않은 미래에 부업과 본업의 개념이 사라지면 자신이 얼마나 열정을 쏟는지 만이 유일한 직업의 판단기준이 될 가능성도 있다.

디지털부 조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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