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민주와 '장벽협상' 자리 박차고 나가…'완전 시간낭비'

백악관 회동 30분만에 결렬…'정면충돌'로 셧다운 최장기화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의회 지도부와 만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과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30여분 만에 결렬됐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백악관에서 민주당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의장과 척 슈머(뉴욕)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포함한 의회 지도부와 회동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면서 이날 만남은 30여분 만에 아무 성과 없는 '충돌'로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동이 종료된 직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동에 대해 "완전히 시간 낭비였다"라며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펠로시 하원의장에게 만약 신속하게 연방정부의 문을 열면 장벽을 포함한 국경보안을 승인해 줄지 물었으나, 펠로시 의장은 '노'(NO)라고 대답했다면서 "나는 작별인사를 했다. 아무것도 소용이 없다"라고 말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회동 후 "대통령은 자신의 우선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단호한 입장을 취할 것임을 오늘 분명히 했다"며 "민주당 지도자들은 셧다운을 해결하기 위해 협상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측도 협상 무산 뒤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회동 결렬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 뜻대로 할 수 없었고, 회의장에서 일어나서 그냥 걸어 나갔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전날 밤 대국민연설을 통해 57억 달러규모의 장벽 건설 예산편성을 거듭 촉구한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다음 날 협상을 위해 만난 민주당 지도부와 정면충돌함에 따라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백악관은 셧다운 해소를 위해 정부 운영을 재개할 수 있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다고 해도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블룸버그와 CNN 등에 따르면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이날부터 정부 운영을 하나씩 재개하는 4개의 자금조달 법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그러나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국경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광범위한 합의 없이 4개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동을 앞두고 백악관에서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법안에 서명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셧다운 갈등과 관련, "나는 이번 싸움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AP는 전했다.

그러나 그는 '국가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나는 우리가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 길로 갈지도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국경장벽에 대해 민주당이 '비효과적인 중세 시대 해결책'이라고 비판해온 것과 관련해선 "그들은 중세 시대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그건 사실"이라면서도 "그건 당시 효과가 있었고, 지금은 심지어 훨씬 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제도 개혁과 추가 법안 추진에 대해선 "이민(사안)은 목록의 매우 높은 위치에 있다"며 "상황을 정말로 잘 관리할 수 있는 큰 이민법을 보고 싶다. 진정한 이민 개혁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시작된 셧다운 사태는 이날 19일째로 접어들어 극적인 타결이 이뤄지지 않는 한 이번 주말 역대 최장 기록(21일) 경신을 앞두고 있다. 역대 최장 기록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21일(1995년 12월 16일∼1996년 1월 5일)이다.

z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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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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