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 보호했던 ‘케어’, 유기동물 수백마리 몰래 안락사”

동물보호단체 케어
국내 대표동물보호단체 중 하나인 ‘케어’가 구조한 동물 일부를 안락사시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언론은 11일 케어 전직 직원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이에 대해 케어는 입장문을 통해 “2015년쯤부터 2018년까지 소수의 안락사가 불가피했다”며 보호 중인 동물을 안락사시킨 사실을 인정했다.

이들은 “2011년 이후 안락사를 하지 않았으나 2015년경부터는 단체가 더 알려지면서 구조 요청이 쇄도했다”며 “심각한 현장들을 보고 적극적인 구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살리고자 노력했지만 일부 동물들은 극한 상황에서 여러 이유로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한 공격성으로 사람이나 동물에게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경우, 전염병이나 고통·상해·회복 불능의 상태, 고통 지연, 보호소 적응 불가한 신체적 상태 및 반복적인 심한 질병 발병 등을 안락사 기준으로 삼았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 위해 치료 등의 노력을 해 왔고 엄청난 병원 치료비를 모두 감당한 후에도 결국 폐사되거나 안락사를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런 결정 과정은 회의 참여자 전원의 동의를 얻어 동물병원에서 진행됐다고도 덧붙였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박소연 케어 대표는 지난 2011년 이후 안락사를 하지 않는다고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밝혀왔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문제를 계기로 더욱 건강한 유기동물 보호를 위해서는 안락사 제도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유기동물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사설보호소가 많다. 그러나 많은 경우 동물은 입양을 가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에 살며 죽는다. 일각에서는 보호소 내 동물 중 최악의 상황에 놓인 동물을 보호하다 건강한 동물들까지 위협받는다는 문제도 제기하는 상황이다.

동물보호에 앞장서는 다른 나라에서도 안락사는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휴메인소사이어티, 페타, SPCA 등 대부분의 동물보호단체가 안락사를 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안락사하지 않는 단체라고 해도 어쩔 수 없는 경우 관련 정책을 펴는 보호소에 동물을 보내 안락사를 시킨다.

11일 한겨레에 따르면 케어에서 동물관리국장으로 일하던 A씨는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박소연 케어 대표의 지시를 받은 간부들을 통해 안락사가 은밀하게 이뤄졌다”며 “안락사의 기준은 ‘치료하기 힘든 질병’, ‘순치 불가능할 정도의 공격성’ 등의 합당한 이유가 아니라 ‘보호소 공간 부족’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2015~2018년 박소연 대표의 지시에 따라 최소 230마리 이상을 안락사시켰다”며 “이 가운데 질병으로 안락사시킬 수밖에 없는 개체는 10%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지난 2017년 5월 14일 선거운동 기간 인연을 맺은 유기견 '토리'를 퍼스트 도그로 입양한다고 언론에 공개했다. 퍼스트 도그는 대통령 가족과 함께 사는 반려견을 의미한다. 토리는 동물보호단체 케어에서 보호하고 있는 유기견이다. 2년 전 식용으로 도살되기 직전에 구조됐지만 검은 색이라는 이유로 입양되지 못했다고 한다. [사진 동물보호단체 케어 제공]
한편 케어는 지난 2002년 동물사랑실천협의회로 출범해 지난 2017년 기준 19억원의 후원금을 모금한 단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입양한 개 ‘토리’를 보호하던 곳이기도 하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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