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칼럼] 커피 한 잔에 엮인 '감사 순례'

지난 연말 나온 책 중에 '생스 어 사우전드(Thanks a Thousand)'란 책이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 A. J. 제이콥스가 쓴 책인데 자신이 살아가면서 사용하는 그 어떤 것에도 지구촌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깃들어 있다는 깨달음에 형식적인 감사 기도 대신 이들을 찾아가거나 전화 이메일 손편지 등으로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는 내용이다.

제이콥스는 '감사 순례'의 대상을 자신이 매일 마시는 커피 한 잔에 관여한 사람들로 정했다. 감사 순례는 뉴욕에 있는 단골 커피숍 바리스타로부터 시작해 커피 원두를 재배하는 콜롬비아 산속의 커피 농가에서 그 가족과 함께 커피 원두를 따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커피숍에 원두를 배달하는 트럭기사 그의 트럭을 달릴 수 있게 해주는 석유업체 엑손 커피 원두 부대를 실어 나르는 화물운반대 제조업체 원두가 보관된 창고에서 해충을 없애주는 해충약 회사 그리고 17세기 가톨릭 신도들에게 커피 마시는 것을 승인했다고 알려진 교황 클레멘트 8세까지 책을 끝마칠 즈음 그는 1000명에게 감사 메시지를 보낸다.

뜨거운 커피를 쏟아 손을 데일 뻔한 바람에 뜨거운 커피컵을 잡을 수 있게 해주는 컵슬리브를 개발한 평범한 직장인 출신의 제이 소렌슨과의 만남은 그를 감격스럽게 하고 인류를 환경 재앙으로 몰고가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해온 엑손 CEO에게 내키지 않는 감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심리학자를 찾아가 상담까지 받는다. 말로만이 아니라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새해인 듯 아닌 듯 2019년이 시작된 지도 벌써 2주가 돼간다. 작심삼일 습관에 가로 막혀 벌써 새해결심이 흐릿해지고 있다. 사람들마다 새해결심이나 소망이 다르겠지만 그것들을 이뤄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보편적인 비법(?)있다.

바로 감사하는 마음이다. '감사의 힘'이다.

10여 년 전 '시크릿'이란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수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 '성공의 문을 여는 마스터키'라는 유혹적인 부제가 더해지면서 세계 40여 개 국 언어로 번역돼 1900만 부가 넘게 팔렸다.

200페이지 분량의 책이지만 내용은 몇 줄로 요약될 수 있다. '구하라 그리고 원하는 것이 이뤄졌다고 진심으로 믿고 기뻐하라 그러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것이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싸구려 성공 서적이라는 혹평도 있었지만 이 책에서 가장 마음을 끌었던 것은 '감사의 힘'이었다.

감사하면 온 마음이 우주의 창조적 에너지와 조화를 이뤄 소원이 이루어질 뿐 아니라 감사해야할 일이 더욱더 많이 생긴다는 것이었는데 감사의 소원 성취 효과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살면서 경험한 것이 뭔가에 가슴깊이 감사함을 느끼면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기분이 좋아지고 어려운 일이 생겨도 다 잘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감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감사가 마음을 행복하게 하거나 실제로 질환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인 연구결과도 적지 않다.

'생스 어 사우전드'의 저자 제이콥스는 '감사 순례'를 하면서 모든 순간을 축복으로 여기는 감사의 마음을 배웠다고 했다. 아침에 눈을 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하고 아이를 데리고 병원이 아니라 학교를 향하는 것도 감사하고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가 땅에 떨어졌으면 쇄골이 부러졌을 텐데 그러지 않은 것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하루를 보내며 몇 번이나 감사인사를 할까? 하루에 1000번까지는 아니어도 온 마음으로 '감사합니다'를 100번만 되뇌어도 행복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의욕과 에너지가 넘치게 된다고 한다. 새해 소망과 결심 마음에 새기고 '감사합니다'로 하루를 채워보면 어떨까? 어차피 작심삼일 손해 보지는 않을 것 같다.

사회부 신복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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