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티니 광장] 1.5세 2세들은 왜 투표장에 안나올까

지난 1월 11일 로스앤젤레스한인회 주최로 '한인 정치력 강화를 위한 커뮤니티 대화' 토론회가 열렸다.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된 최석호 가주 하원의원, 신디 류 워싱턴주 하원의원, 박영선 부에나파크 시의원과 낙선한 데이브 민, 벤 박, 로버트 안 등 정치인들이 참석해 자신들의 경험담을 교환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런 모임이 없었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다.

당선된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선거 전략을 공유하면서 앞으로 출마 할 차세대 정치인들에게 교훈을 주었고, 낙선한 후보들은 자신들의 고충과 실패한 이유에 대해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가장 주목 받은 문제점은 바로 1.5세와 2세들을 설득해 투표장에 나오게 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는 벤 박과 로버트 안 후보의 고충이었다.

로스앤젤레스 폭동을 경험한 1세 한인 이민자 세대는 정치력 신장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한인 후보들에게 꼭 투표하겠다고 약속하고 실천에 옮겼다. 박영선 후보는 바로 한인들의 투표권 행사 때문에 현직 시의원을 16표 차이로 이겨 당선된 좋은 사례이다. 그러나 1.5세와 2세들은 전혀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한인 후보가 출마해도 "나와 상관 없고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것이 한인 후보들의 고충이다. 왜 한인 1.5세와 2세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는 것일까? 크게 세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나름 분석해 보았다.

첫째, 정치는 습관이다. 한인 1세 이민자들은 최근에서야 유권자 등록을 하고 투표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태어났거나 성장한 1.5세와 2세들은 부모 세대가 투표하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자라났다. 따라서 투표에 참석하는 문화를 접하지 못했고 그러한 습관을 배우지 못한 것이다.

둘째, 한인 1세들은 미국 사회에 정착하고 성공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고생을 했다. 그리고 자녀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해서 많은 1.5세와 2세들이 전문직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1세들이 피땀 흘려 만든 '온실'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정치력 신장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전문직에 진출한 1.5세와 2세들은 경제적 여유와 풍요로 정치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셋째, 한인 1.5세와 2세들은 '역사 의식'이 없다. 대부분의 차세대 한인들은 미주 한인 역사를 배우지 못하고 자라났다. 역사를 모르면 자신의 뿌리 의식 또는 정체성이 약하게 된다. 미주 한인 역사를 모르는 1.5세와 2세 그리고 차세대들은 지반이 약한 곳에 빌딩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미주 한인 역사를 모르기 때문에 자신이 코리안 아메리칸 이라는 정체성도 약하다. 따라서 한인 후보가 출마해도 별 관심이 없다. 한인 사회 공동체 의식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유대인 교육을 시키기 위해 아이들을 어릴 때부터 유대인 학교에 보내는 것이다. 역사를 가르쳐 정체성을 확립하고 유대인 사회에 기여하도록 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인 사회는 딱 한 개 있던 윌셔남가주한국학교마저 폐교했다. 너무나 대조되는 대목이다.

정치력 신장을 위해 차세대들에게 미주 한인사 교육을 시켜야 한다. 자신의 역사를 모르면 결코 자신을 알 수 없고 공동체 의식이 생길 수 없기 때문이다.

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

장태한 / UC리버사이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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