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포럼] 김시스터스 영원한 멘토 "어머니"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김시스터스의 맏언니 김숙자씨.
김시스터스의 이야기는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중학교 1학년 첫 수업 날

담임 선생님 "오늘 반장을 뽑아야 하는데 한번 해볼 사람?" 다들 눈치만 보고 누구도 나서는 사람이 없다. "53번 김창종! 입학 성적도 좋은 것 같은데 한번 나와봐! 다른 사람 또 누구 없나?" 한 명이 손을 든다. 이행훈. 이 친구는 초등학교 내내 반장에 6학년때 학생회장을 맡았던 친구다. 담임이 알아줄 줄 알았는데 서운했는지 "투표로 하시죠?" 이래서 이 친구랑 졸지에 경선을 치루게 됐다. 발빼기에는 담임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 그냥 후보로 남기로 했다. 초등학교 내내 존재감이 거의 없었던 그러나 담임이 지목한 후보 김창종 vs 학생회장 출신 이행훈. 공약이 무엇이었는지, 출마의 변, 아무것도 기억이 안난다.

그러나 투표로 당당히 당선됐다. 내 생에 첫 반장 완장을 찬 역사적인 날로 기억된다.

소작농의 집안에서 그래도 쌀농사를 짓고 있었기에 밥굶고 자라지는 않았지만 이런 집안에서 반장이 나올 줄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아직도 기억난다. 반장이 되던 날 기쁨보다는 걱정의 표정을 지으시던 어머니의 얼굴.

새 학교 새 학기, 누가 누구인지 서로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학창시절 내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선생님 이름 '김학순 선생님'이다.

내 인생을 바꿔놓은 최초의 멘토(Mentor)가 김학순 선생님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멘토의 기원…오디세우스

트로이 전쟁 때 그리스 연합국에 소속돼 있던 '이타카' 국가의 왕인 오디세우스가 전쟁에 나가면서 자신의 어린 아들 텔레마코스를 친구에게 맡겼다. 왕의 아들을 맡은 친구 '멘토'는 왕의 아들을 친아들처럼 정성을 다해 훈육하면서 키웠다.

왕의 친구는 왕의 아들에게 때론 엄한 아버지가 되기도 하고 때론 조언자도 되어서 아들이 훌륭하게 성장하는데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커다란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감당했다. 10년 후에 오디세우스 왕이 트로이 전쟁을 끝내고 다시 돌아왔을 때 왕의 아들은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게 성장했다. 그래서 오디세우스 왕은 자신의 아들을 그렇게 훌륭하게 교육시킨 친구에게 그의 이름을 부르면서 "역시 자네다워! 역시 '맨토'다워!"라고 크게 칭찬해 주었다. 그 이후로 백성들 사이에서 훌륭하게 제자를 교육시킨 사람을 가리켜 '멘토'라고 불러주는 호칭이 유래되었다. -위키피디아



어머니·멘토·가수 이난영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김시스터즈'의 맏언니 김숙자씨를 인터뷰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갔다.

일명 원조 K팝 스타 '김시스터즈' 이야기가 현재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제작 준비단계에 있다는 내용을 취재하기 위해서다.

나이를 묻는 질문에 72세부터는 72 플러스로 계산해야 된다고 기선을 제압한 김숙자씨는 80이 다 되어가는 고령에도 영어 학원과 피아노 학원에 다닌다고 했다. 먹고 살기 바빠 제대로 된 교육을 못받은 게 한이 되어 이제서야 공부한다는 것. 얼마나 바쁘게 살았는지는 김시스터즈의 성공 이야기에 잘 나와 있다.

김시스터즈는 한국 대중음악계의 천재로 불리는 작곡가 김해송 씨와 '목포의 눈물'로 유명한 가수 이난영 씨의 두 딸 숙자와 애자씨(작고), 조카 민자씨(헝가리 거주)로 결성된 3인조 걸그룹이다. 스무 살 즈음이던 1959년 라스베이거스에 진출했다. 이후 '동양의 요정' '다이나마이트 걸트리오'란 별명을 얻은 이들은 라이프지 특집 화보의 주인공이 됐다. CBS TV쇼 '에드 설리번 쇼'에는 비틀즈보다도 많은 22회나 출연했다. 미국인 1인당 국민소득이 2000달러가 조금 넘던 시절, 김시스터즈는 스타더스트 호텔에서 1만5000달러 주급을 받았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네 번째 고액 납세자가 됐다.' -오마이뉴스

BTS 뒤에 방시혁이라는 프로듀서가 있었다면 김시스터즈을 결성한 것도,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게 된 것도 모두 김숙자씨의 어머니 이난영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데뷔 당시 미국에는 앤드류 시스터즈, 영 시스터즈 등 걸그룹이 대세였다고 한다. 어머니 이난영씨는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들과 달라야 한다는 생각에 딸들에게 악기를 배우도록 했다. 그래서 통기타를 시작으로 트럼팻, 섹소폰 등 숙자씨는 13개, 두 동생은 10개씩의 악기를 배웠다고 한다.

"어머니는 남자 친구가 생기면 그룹이 깨진다며 '23세 때까지 연애를 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리고 4년 뒤 미국에 와서 성공한 걸 보고 처음 데이트를 승낙했다"는 일화가 있다.

숙자씨는 뮤지컬을 통해 파란만장했던 어머니 스토리, 매일 8시간씩 연습했던 김시스터스 스토리가 흡족하게 전달이 된다면 이제 눈을 감아도 행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자기 전 그리고 항상 아침에 눈뜨면 바라보는게 방안에 있는 어머니 사진이라는 숙자씨는 영원한 멘토인 어머니의 힘을 아직도 받고 있다고 했다.

김숙자씨 인터뷰 전체 내용은 오픈 포럼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c/openforum)에서 볼 수 있다.



인생을 지혜·신뢰로 이끈다

일본 억만장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연수입이 높은 사람일수록 '멘토가 있다'고 대답한 비율이 높았고 '인생' 혹은 '삶의 방식'에 대해서 멘토에게 배운다는 대답이 압도적이었다고 한다.

멘토를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여러가지 설명이 나오지만 '한 사람의 인생을 지혜와 신뢰로 이끌어주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있다.

학교 선생님이든, 어머니가 됐든 인생에 있어서 멘토의 존재는 분명 한 사람의 운명을 바꿔 놓을 만큼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까지 나의 멘토를 찾지 못했다면 남의 멘토가 되보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김창종 / 오픈 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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