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라운지] 타블로이드 저널리즘

보통 신문 절반 정도 크기의 신문을 타블로이드 신문이라 한다. 대개의 주간지들이 채택하는 판형이다. '타블로이드 저널리즘'이란 이런 신문들이 주로 다루는, 과도하게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소재, 유명인의 스캔들같은 가십성 기사 위주의 보도행태를 말한다.

시초는 1903년 영국에서 창간된 '데일리 미러' 였다. 미국에선 1919년 뉴욕에서 창간된 '데일리 뉴스'가 최초로 꼽힌다. 최근 세계 최고 부자 제프 베저스 아마존 창업주 겸 CEO의 이혼 보도로 화제가 되고 있는 '내셔널 인콰이어러(National Enquirer)'도 미국의 대표적인 타블로이드 신문이다. 1952년 제네로스 포프라는 사람이 사들인 일요판 '뉴욕인콰이어러'가 전신으로 "이야기만 좋으면 아무리 불쾌한 내용이라도 우리는 그것을 실을 것이다"가 오랜 편집 방침이다.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이혼 보도는 이후 베저스가 이 신문의 모기업 사주로부터 추가 불륜 폭로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한 데 이어, 그 배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는 음모설까지 더해지면서 정치 이슈로 비화되고 있다. 또 베저스 소유의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였던 자말 카슈끄지 살해 의혹을 받는 사우디 왕실 연루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사태는 갈수록 진흙탕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점잖은(?) 매체까지 가세하면서 진실 규명보다는 호기심과 관음증을 자극하는 흥미경쟁으로 변질되어 간다는 점이다.

하긴 신문의 위기와 맞물려 모든 신문의 타블로이드 저널리즘화가 세계적 추세가 된지는 이미 오래다. 하지만 타블로이드 신문 특유의 밑바닥 정보력과 취재력은 그렇다 쳐도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보도행태까지 전통 신문이 따라가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그 덕에 신문 판매는 조금 늘어날지 몰라도 신문에 대한 불신 조장과 사회 전반을 속물로 보는 분위기 확산은 타블로이드 저널리즘 시대의 서글픈 단면이 아닐 수 없다.

이종호 /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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