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원단업체 간 '디자인 소송' 는다

10~20개 묶어 저작권 등록
'짝짓기 방식' 새 형태 등장
일부만 유사해도 바로 소송
비용 등 고려 95%가 합의로
'구매 서류' 잘 보관해야

한인섬유협회가 12일 LA총영사관 회의실에서 카피라이트 소송 관련 세미나를 했다. 참석자들이 캘빈 명 고문 변호사 설명을 듣고 있다.
카피라이트(저작권) 소송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LA자바시장 섬유(원단)업계에 최근 '짝짓기 디자인' 소송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소송 방식이 등장해 업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짝짓기 디자인 소송'은 10~20개의 디자인을 하나로 묶어 저작권 등록을 한 후, 그 중 하나라도 유사하게 사용했다고 보이는 업체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이다. 사실, 소송을 제기한 원고 측도 저작권 침해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일단 소송을 전제로 한 레터를 받은 한인 업주들은 일일이 대응하는데 많은 시간과 돈이 들 것을 우려해 대부분은 초기 단계에서 합의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어도 생소한 짝짓기 디자인 소송은 지난 12일 한인섬유협회(KATA)가 LA총영사관 도움으로 영사관 회의실에서 '카피라이트 소송 유형의 분석 및 대응 세미나'를 개최하면서 강사로 나선 캘빈 명 변호사를 통해 자세히 소개됐다.

KATA 고문 변호사이기도 한 명 변호사는 "이전에는 하나의 디자인을 등록해 유사 사용자에 대해 권리 침해를 주장했다면 지금은 작은 여러 디자인을 큰 틀에 묶어 하나로 등록을 함으로써 그만큼 소송 케이스를 늘리는 효과를 보고 있다"며 "이런 짝짓기 디자인 소송은 특히, 한인업주들 사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명 변호사는 "저작권 침해는 원 디자인에서 30% 정도만 다르면 안전할 수 있다는 말도 있지만 50~60%를 변형했어도 침해 판정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협회 로간 변 부회장은 "아무리 정당하다고 해도 일단 소송이 들어오면 시간과 돈을 들여 대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변호사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합의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명 변호사도 "한인 업주들도 이제는 저작권 침해에 대한 이해를 많이 하고 있지만 여전히 카피라이트 등록이나 소송 대비에는 미흡함이 많다"며 "결국, 소송이 들왔을 때, 단 1달러 차이라도 패소하게 되면 상대 변호사비까지 물어야 하기 때문에 만일에 대비해 95% 정도는 합의를 보고 만다"고 밝혔다. 1만 달러로 막을 수 있던 것을 재판에서 져 5만~6만 달러를 들이게 된다면 스몰비즈니스 업주들에게는 큰 타격이 된다는 게 명 변호사의 말이다.

하지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오픈 아이템(디자인)'이나 확실히 창작한 작품으로 저작권 등록을 했다면 재판까지 갈 수도 있다고 명 변호사는 소개했다.

저작권 소송이 부담이 큰 것은 섬유업체 간 다툼을 떠나, 매뉴팩처와 리테일업체까지 연관되기 때문이다.

명 변호사는 "소송의 시작은 보통, 누군가 리테일 매장에서 팔리는 옷을 보고 디자인 유사성을 잡아내면서 시작한다. 이때, 리테일업체는 매뉴팩처나 도매상에 책임을 전가하고 다시 원단을 공급한 섬유업체로까지 내려오게 된다. 매출 루트를 상대로 더 이상 장사를 안 할 작정이 아니라면 많은 경우 소송을 떠안게 되기에 원단업계에 저작권 소송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직접 개발한 디자인은 물론이고 외부에서 산 디자인에 대해서도 저작권 등록 여부를 확인하고 판매자로부터 증빙서류를 받아 보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 공소시효는 통상 3년이지만 소를 제기하는 측에서 침해 내용을 발견한 이후부터 적용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고 명 변호사는 덧붙였다.

경제부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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