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년 만에 돌아온 아빠의 유해 앞에 칠순 가까운 노인 아들이 오열했다

데일 바넷 미 재향군인회 전 회장
‘평화의 사도’ 메달 전수식 참석
미군 유해 송환 얽힌 사연 전해

<b>“고마와요, 대한민국”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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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조지아주 파우더 스프링스의 재향군인회 294지회에서 애틀랜타총영사관 주최로 열린 '평화의 사도 메달' 전수식에 참석한 참전용사들이 김영준 총영사, 데일 바넷 전미 재향군인회 전 회장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데일 바넷(Dale Barnett) 전미재향군인회 전 회장. 2015-2016년에 재임했다.
향군회원 가족이 찾아와 김영준 총영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찰리의 아빠가 전쟁터에서 실종됐다는 이야기를 누구에게도 절대 말해선 안 된단다.”

인디애나주 버논에서 태어나 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데일 바넷(Dale Barnett) 전미재향군인회 전 회장은 어린 시절 함께 들은 이야기에 관해 아버지가 신신당부한 사연을 떠올렸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아버지의 엄한 명령이자 군인이 되기를 꿈꾸는 군인의 아들로서 입을 굳게 닫았던 그는 이웃 찰리를 살뜰하게 챙기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바넷 전 회장은 “군인은 입이 무거워야 한다는 의무감을 비교적 어렸을 때 깨닫게 됐다”고 회고했다.

찰리의 아버지 찰스 맥대니얼(Charles McDaniel)은 한국전쟁에 특무상사(Master Sgt)로 참전해 북한에서 실종됐다. 생사를 몰라 추도 예배를 지내온 유족이 소식을 처음 접한 것은 지난해 북미 간 화해 무드 속에 북한이 미군 전사자 유해 55구를 송환하기로 하면서다.

전쟁이 끝난 지 무려 65년 만인 그해 8월 찰스의 유해가 고향 땅으로 돌아왔다. 불과 3살 때 아버지가 실종된 찰리도 이제는 칠순 가까운 노인이 됐다. 아들은 아버지의 유해 앞에서 오열했고, 바넷 전 회장도 하염없이 눈물을 떨궜다.

은퇴 후 조지아 더글라스빌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는 바넷 전 회장은 23일 저녁 조지아주 파우더 스프링스의 재향군인회 294지회에서 애틀랜타 총영사관 주최로 열린 ‘평화의 사도 메달’ 전수식을 보고 한국 정부가 보여준 각별한 우정에 사의를 표했다.

그는 “영원한 동맹국인 한국이, 미군 참전용사들의 노고를 잊지 않고 멀리까지 찾아와준 데 대해 고맙고 피를 나눈 혈맹의 우정을 잊지 않아 더욱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영준 총영사는 “한국전쟁을 ‘잊혀진 전쟁’으로들 생각하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한국 정부는 참전용사들의 노고와 희생을 절대 잊지 않는다”고 화답했다.

총영사관은 이날 참전용사 32명에게 평화의 사도 메달을 전수했다. 일부는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해 가족에게 전달됐다. 행사에 참석한 150명 안팎의 향군회원들은 총영사관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사진을 찍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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