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고] 센서스 질문 논쟁과 정치판 꼼수

미국은 10년 마다 실시하는 센서스 조사로 그 시점의 인구 수를 파악하고 그 결과대로 선거구를 개편한다. 현재 연방하원에는 435개의 선거구가 있는데, 선거구 하나가 대략 74만7000명 주민을 대표한다.

다가올 2020년 센서스 조사와 2021년 선거구 개편을 앞두고 "센서스에 시민권 소지 여부의 질문 추가"는 뜨거운 논쟁거리다. 윌보 로스 상무부 장관은 "1965년 투표권법(the Voting Rights Act of 1965)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비시민권자들의 숫자와 사는 지역을 알 필요가 있다. (시민권 질문 추가는) 흑인과 라티노 투표자들이 자신들의 대변인을 뽑을 만큼 충분한 인구 수가 되도록 선거구를 재조정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주장을 뒤집는 놀라운 증거가 드러났다. 자기 편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개편하는 게리멘더링의 일인자인 토머스 호펠러가 작년에 타계했는데, 올해 그의 딸이 아버지의 컴퓨터에 저장된 7만5000개의 문서를 발견하고 이를 투표권 옹호그룹인 '커먼코즈'에게 전한 것이다. 문서에는 공화당을 위한 선거구 개편과 모든 거주자에게 시민권 소지 여부를 질문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자세히 담겨있다.

호펠러는 시민권 질문 추가 제안을 2015년부터 해왔다. 새로운 데이터를 근거로 선거구 지도를 새롭게 그리면 공화당과 백인들에게 유리한 반면 민주당에게는 불리하다는 주장이다. 즉, 전체 인구수 대신에 자격있는 투표자 수를 근거로 선거구를 개편하자는 말이다. 실례로 노스캐롤리나주에서는 호펠러의 주장에 따른 지역구 재배치로 2018년 중간선거에서 하원 13자리 중 10자리를 공화당이 차지했다.

지난 4월에 대법원의 보수 판사들이 질문 추가의 찬성 쪽으로 기운 것이 보도되었기 때문에 5월 30일에 미국시민자유연합 변호사들은 공화당의 계책을 알리는 서한을 대법원으로 발송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시민권 질문 추가의 속내는 소수계 투표권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다." "헌법상 전체 거주 인구 수를 측정해야 옳다."

변호사들은 많은 이민자들이 주목받을 공포심 때문에 센서스에 응하지 않을 것을 염려한다. 시민권 질문 논쟁은 뉴욕주를 필두로 30개의 주와 도시, 카운티가 상무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으로 이어졌다. 또 메릴랜드,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개인적으로 소송했다. 상무부 장관인 윌버 로스의 보좌관인 마크 뉴먼은 "시민권 질문은 라티노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극대화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법정 진술을 했다.

센서스국은 6월 중의 대법원의 심의 종결을 기대한다. 이달에 인쇄 내용을 마무리해야 내년의 조사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들어주면 캘리포니아주는 연방기금을 잃고 민주당 하원의원 수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다행히 선거구 재구획은 주의 재량이다. 이미 여러 주에서 비시민권자를 제외한 선거구 새로 짜기 구상을 시작했다. 정치판의 계략과 오리발은 놀랍기만 하다.

정 레지나 / LA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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