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문화 단절 극복하고 한인 창업 환경 조성"

한인창업인협회 임원진 인터뷰

10일 위워크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화 KSE 회장(왼쪽)과 윤준석 부회장이 각자의 사업 현황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인 특유 상부상조 정신
스타트업 업계까지는
아직까지 미치지 못한 듯"

-이상화 KSE 회장

"한국에선 정부가 주도
미국은 상호 신뢰가 중요
네트워킹은 창업에 필수"

-윤준석 KSE 부회장


2012년 설립된 한인창업인협회(KSE.Korean Startup and Entrepreneurs)는 뉴욕에서 스타트업을 설립했거나 창업에 관심이 있는 이들의 네트워킹·정보교류를 위한 비영리단체다.

KSE 설립자인 이상화 회장은 지난 1990년 4살 때 뉴욕으로 온 가족이 함께 이민 왔다. 대학 졸업 후 월스트리트 금융권에 몸담았던 그는 금융위기를 직접 보고 겪으며 거대 금융기관이 새로운 기술과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느껴 스타트업 업계에 입문했다. 크라우드펀딩·핀테크(FinTech·금융관련 기술)·블록체인 관련 업계에 뛰어든 그는 2014년 대체투자처(Alternative Investments)와 투자자를 이어주는 회사 다크매터(DarcMatter)를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다.

윤준석 부회장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컴퓨터 엔지니어로 종사하다가 석사과정 유학차 뉴욕에 와 졸업 후 애드텍(AdTech.광고 관련 기술) 회사인 이미지 스페이스미디어 설립에 합류했다. 회사가 바이브런트미디어에 인수된 후에는 2014년에 요식업 종사자와 레스토랑의 구인·구직을 돕는 플랫폼 컬리너리에이전트(Culinary Agents)를 공동설립해 최고기술관리자(CTO)로 종사 중이다.

본업에만 집중하기도 바쁠 두 사람이 계속 한인 스타트업 종사자들이 만나 정보와 전문지식을 공유할 이벤트를 만드는 이유를 듣기 위해 10일 윤 부회장의 사무실이 있는 타임스스퀘어 인근 위워크(WeWork)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한인 스타트업 업계, 문화·세대간 단절 넘어서야=두 사람은 일반인들이 아는 것보다 스타트업에 종사하거나 직접 창업에 나선 젊은 한인 기업가들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민 1세와 1.5세, 2세간의 교류 부족과 정보 단절이 더 활발할 수 있을 한인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을 막고 있다는 설명이다.

힘든 이민 생활 끝에 자리를 잡은 이민 1세대들이 보기에는 스타트업 업계가 실체 없이 붕 뜬 이야기 같거나 '내가 이해하고 투자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일'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이미 업계에 뛰어든 1.5세와 2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투자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 두 사람의 지론이다. 윤 부회장은 "미국 사회와 소비자에 대한 이해나 특정 업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나누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며 네트워킹과 정보 교류를 통한 후대 양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 역시 "한인 기업가들 모두 나름의 네트워킹을 통해 지인들과 스타트업 업계와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는 있지만 각 그룹들이 세대·업계·문화적으로 분산돼 있어 얻을 수 있는 조언과 도움에 한계가 있다"며 "경쟁이 치열한 한인사회의 이면에는 한인 특유의 상부상조의 정도 있는데 아직 스타트업 업계까지 그 영향이 미치지 못한 것 같다"며 KSE 설립 계기를 밝혔다.

한인 스타트업 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 KSE는 장기적으로 중앙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스타트업계 종사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계획이다. 이 회장은 이미 업계 전문가들과 창업인들을 소개해주고 VC.앤젤투자자 등과의 네트워킹 행사를 진행해온 데 더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전문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투자 유치, 시장·투자자 성향 따라 맞춤형 접근해야=두 사람은 뉴욕 시장의 특징으로 "뉴욕의 투자자들은 LA·샌프란시스코 등 서부 도시에 비해 문제해결(problem solving)에 기반을 둔 접근이 더 많고 투자에 앞서 시장전망·투자수익률 등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따지는 편"이라고 입을 모았다. 뉴욕의 투자자들은 소셜미디어나 인플루언서 등에 의지해 트렌드를 좇는 회사보다는 실질적인 시장지향성과 수익성을 중시하는 회사에 신뢰를 갖는 경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렇듯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투자자 성향과 특색을 알고 투자 유치에 나서야 하기에 네트워킹과 정보교류가 중요하다고도 재차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스타트업 양성 프로그램인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는 처음 창업에 나선 이들에게 좋은 기회다. 회사 설립 자본과 사무실 등 기본적인 기초설비를 일부 지원하고 프로그램 수료 후 VC 등을 대상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피치나이트(Pitch Night)에서 큰 투자를 유치하게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

하지만 이 회장은 "사업 초보가 아닌 이상 투자자금을 위해서 액셀러레이터에 들어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단호하게 조언했다. 사업을 해 본 경력이 있다면 회사 지분을 떼어주면서까지 굳이 액셀러레이터에 가는 대신 활발한 네트워킹을 통해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구하고 본인의 사업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KSE는 올여름 중 업계별 전문가와 투자자들을 심사위원으로 초청해 피치나이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러 사업에 투자해 본 이들의 조언을 구하고 창업 아이디어에 대한 진솔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편안한 자리가 될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신기술 소개보다 '스토리텔링'이 우선'=미국의 창업 문화가 한국과 다른 점으로는 신기술에 대한 소개보다 분명한 문제의식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 부회장은 "멘토링을 하다 보면 한인 창업가의 99%는 첫 대화에서 '어떤 신기술을 만들었다'고 운을 뗀다"고 지적하며 "현재 업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입증하기 위한 분석부터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회장도 "네트워킹 이벤트에서 투자자를 만난 경우에는 세일즈가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품을 파는 것처럼 장황한 설명을 먼저 하려고 하면 공감 가는 문제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설명을 듣는 이의 이해도와 몰입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윤 부회장은 "새로운 사업에 VC 투자를 이끌어 오기 위해 사업 소개를 하면 '네트워킹을 통해 소개를 받아 오라'는 답을 듣기 일쑤"라며 투자자들은 본인이 나서기 이전에 주변인들이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회사를 어떻게 보는지도 크게 반영한다고 전했다. 한국의 경우 정부가 주도하는 투자 및 인증절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면 미국 시장의 경우 서로 신뢰하는 전문가와 투자자 사이의 인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활발한 네트워킹은 창업의 필수라는 전언이다.

두 사람은 "한인 창업 커뮤니티는 계속 발전할 것"이라며 "최대한 많은 이들이 한곳에서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만들어 "꾸준한 커뮤니티의 성장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7일 코리아소사이어티서 세미나 개최=설립 이래 다양한 창업.투자자를 초청해 세미나를 여는 한편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이벤트도 다수 주최해 온 KSE는 오는 27일 맨해튼 코리아소사이어티(350 Madison Ave)에서 세미나를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이상화 회장이 셀리나 이.로버트 이 등 한인 창업자들과 함께 '창업의 열정:비전과 열정 맞추기'를 주제로 대담할 예정이다.

KSE 문의 info@koreanse.org

김아영 kim.ahyoung@koreadailyny.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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