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호 한방칼럼] 꿈 이야기(1)

조경호

남편과의 불화로 두통과 흉통을 호소하는 30대 부인이 내원했다. 요즘 혹시 어떤 꿈을 꾸었는지 여쭸더니, 너무 많은 꿈으로 잠자리가 편치 못하다고.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해변. 바닷물 속에 들어 가지는 않고 그저 바라 볼 뿐이라고. 최근엔 사람들이 서로 총으로 죽이는 끔찍한 꿈도 꾸고, 또 많은 쥐들이 들판에 바글거리는 꿈 때문에 너무 징그러웠다고. 이러한 꿈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중국 황제내경 영추 음사발몽(淫邪發夢)편에는 질병과 꿈과의 연관성에 관하여 기록되어 있다. 또한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편찬한 의방유취(醫方類聚)에는 꿈이 어떻게 생성되는지 그 기전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 인격적(善)으로나 지적(眞)으로 육체적(美)으로 수준차이가 많이 나면 ‘차원이 다르다’고 표현한다. 꿈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그 내용과 원천의 수준에 따라 다음과 같이 3가지 차원으로 분류해 보았다.

왜 하필 3차원인가. 그 이유는 조물주께서 사람을 창조하실 때 영과 혼과 몸(데전5:23)이라는 3차원적 구조로 설계하셨기 때문이다. 이전 칼럼에서 사람의 중요성은 진선미 순서가 아니라 선진미라고 논했듯이, 사람의 구조 역시 혼영육 순서가 아니라 영혼육이다. 영(靈)은 선을 담는 그릇이고, 혼(魂)은 진을 담고, 육(肉)은 미를 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구약 시대에 하나님과 만나는 장소였던 성막(tabernacle) 역시 3차원적인 사람의 구조를 잘 설명하고 있다. 왜냐하면 사람의 몸이 바로 하나님의 영이 거하는 성전이기 때문이다. 사람 본연의 자아, 곧 신(神)은 지성소에 해당하는 심장에 거하고, 자연계의 사람을 영계와 연결해 주는 영, 곧 혼백(魂魄)은 성소에 거하는데, 혼(魂)은 간에, 백(魄)은 폐에 각각 존재한다. 사람의 가장 외적인 부분인 육에는 사람의 원초적이며 본능적인 의지(意志)가 자리잡고 있다. 여기서 의(意)란 사람의 감성적인 본능을 말하며, 지(志)란 이성적인 본능을 말하는데, 의는 신장에, 지는 비장에 각각 존재한다.

3차원적 꿈이란 사람의 지성소(심장) 내에서 사람의 신이 하나님의 영에 의해 꾸는 꿈을 말한다. 의방유취(醫方類聚)에는 신이 만나는 꿈(神遇而爲夢)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 내용이 계시적이며 예언적이며 상징적이다. 이 꿈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미래에 장차 벌어질 일을 알려 주신다. 구약 성서의 선지자들이 이스라엘과 인류의 미래에 관한 꿈을 꾸었다. 이집트 총리를 지낸 요셉의 볏단과 해 달 별들이 절하는 꿈, 이집트 감옥에 갇힌 떡관원과 술관원의 꿈, 이집트 바로왕의 소에 관한 꿈, 바벨론 느부갓네살왕의 신상에 관한 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태몽도 3차원적 꿈이라 할 수 있겠다.

2차원적 꿈이란 사람의 성소(간과 폐) 내에서 혼백(魂魄)이 천사에 의해 꾸는 꿈을 말한다. 의방유취에는 대부분의 꿈은 혼백의 활동에 따른 것(凡夢皆緣魂魄役物)이라 풀이한다. 사람이 잠자는 동안 소뇌(小腦)는 깨어 있는데 천사가 소뇌를 통하여 혼백에 꿈을 전달한다. 이러한 2차원 꿈은 교훈적이며 상징적이다. 한 예로, 각종 암과 종양을 치료하는 금은화(金銀花)라는 약초도 꿈을 통해 발견되었고, 기타 예술, 과학, 철학의 중요한 이론들도 한 편의 꿈이 힌트가 되어 탄생한 경우가 많다.

필자의 경우, 어릴 적부터 일년에 한 차례 뱀 꿈을 꾸었다. 초등 학교 시절 꿈에 송충이 몇 마리가 마당에 나타났다. “하나님, 송충이가 징그러워요.” 했더니 ‘그것은 송충이가 아니라 뱀’이다 하셨다. “털이 달린 뱀도 있나요?”했더니 “아주 작은 새끼는 그렇다”고 하셨다. 일년 후 그 수가 불어 났다. 또 일년 후 너무 많아 밟지 않으려고 안간 힘을 썼다. 또 일년 후 드디어 실 지렁이로 장성했고, 일년 후 갯 지렁이, 또 일년 후 왕 지렁이, 또 일년 후 드디어 작은 새끼 뱀으로 등장했다. 청년이 되어서는 장성한 뱀이 되었으며, 중년이 되어서는 구렁이, 날아다니는 뱀, 집 마루 밑바닥에 숨어 있는 뱀으로 등장했다.

어렸을 때는 송충이와 지렁이를 피해 다녔지만, 커서는 혼신의 힘을 다해 그 뱀과 싸웠다. 10년전 미국에 유학 와서는 집 안에서 빨리 날아 다니는 뱀과 사투를 벌이다가 드디어 칼로 그 뱀의 머리를 잘랐다. “주님, 드디어 이겼습니다” 하면서 그 뱀 머리를 집 밖으로 던졌더니, 아뿔싸, 잘려진 뱀의 몸통에서 새끼 뱀과 개구리 같은 파충류가 나와서 집 구석으로 숨어 버렸다. 허탈한 맘으로 하늘을 향해 여쭈었다. “어찌해야 하나요?” 이 때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그 집을 불태웠다. 신기하게도 그 집은 불에 타지 않고 불 속에 그대로 있었다. 모세가 불타는 떨기 나무를 보았는데 그 나무가 불 속에서 타지 않은 것과 비슷했다. 큰 뱀은 ‘진리의 칼’로 이길지라도 그 속의 작은 파충류는 하늘에서 부여한 ‘사랑의 불’로만이 지속적으로 이길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렇게 2차원적 꿈은 사람에게 영적인 지혜를 주며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반면에 1차원적 꿈은 가장 낮은 차원의 본능적인 꿈이다. 이 꿈을 통해 자신의 숨겨진 기질과 육체의 질병을 알 수 있다. 질병과 꿈에 관하여는 황제내경 영추 음사발몽(淫邪發夢)편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억눌린 욕망과 무의식인 본능이 드러나는 꿈에 관하여는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가 ‘꿈의 해석’이라는 책에 설명했다. 앞서 내원하여 너무 많은 꿈들로 괴롭다는 여성 환자의 꿈들이 바로 1차원적인 꿈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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