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엘파소 총격범' 선언문, 보수매체 反이민 용어 '판박이'

NYT, 보수논객 방송발언과 비교 분석…"이민자, 美 대체하는 침략자" 인식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보수언론에서 쏟아내는 자극적인 반(反)이민 용어들이 텍사스주 엘패소의 총기 난사범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총격범 패트릭 크루시어스(21)는 지난 3일 엘패소의 월마트에서 총기를 난사해 22명을 숨지게 했다.

NYT는 보수성향 미디어에서 수년간 자주 사용된 표현들을 분석한 결과, 크루시어스가 범행 직전 온라인 커뮤니티 에잇챈(8chan)에 올린 선언문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단어가 '침략'(invasion)과 '대체'(replacement)다.

폭스뉴스의 주요 앵커들 또는 극우논객 러시 림보 등이 '이민자들은 미국 사회 고유의 문화를 대체하는 침략자'라고 주장하면서 자주 활용하는 용어다.

진보 성향의 CNN이나 MSNBC에 출연하는 보수성향 패널들 역시 사용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폭스뉴스에 출연한 한 극우 패널들은 방송에서 "침략자들은 총으로 쏴도 된다"고 언급했다.

러시 림보도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이민자들의 목적은 분명하고 독특한 미국식 문화를 희석하고 없애고 지우려는 것"이라며 "우리가 이것을 침략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NYT는 "크루시어스는 2천300자 분량 선언문에서 '침략'과 '대체'라는 단어를 수없이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보수진영 전문가 윌리엄 크리스톨은 "폭스뉴스에서 어떤 주장이 나오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언급하면서 정당화시키고 그러면 또 다른 사람이 한술 더 떠서 주장하는 방식"이라며 "일종의 악순환"이라고 말했다.

jun@yna.co.kr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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