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이냐 복지냐" 선택 강요

'공공복지 수혜'안 확정
1년 이상 혜택 받으면
체류신분 문제될 수도

이민자가 정부 복지 프로그램 혜택을 받으면 영주권·시민권 취득 등 이민 혜택을 제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 '공공복지 수혜(public charge) 규정안이 오는 10월 중순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국토안보부(DHS)는 12일 트럼프 행정부의 837쪽 짜리 새 규정안을 14일 연방 관보에 고시한다고 밝혔다. 새 규정안이 고시되면 60일 후인 10월 15일 밤 12시부터 시행이 시작된다.

작년 10월 처음으로 발표된 새 규정안은 영주권·시민권 신청 심사 시 기각 사유가 되는 공공복지 프로그램 혜택을 대폭 확대한다.

현재의 현금 지원을 넘어 ▶메디케이드 ▶푸드스탬프(SNAP) ▶섹션 8 주택보조 ▶메디케어 파트 D 등 비현금성 지원을 받는 경우도 '공공복지 수혜'로 간주된다.

영주권 신청 36개월 이내에 12개월 이상 혜택을 받은 사람이 규제 대상이다. 시민권자를 제외한 영주권 갱신 신청자나 주재원비자(L)·전문직취업비자(H-1B)·학생비자(F)·교환학생비자(J) 등 일부 비이민 비자 신청자들의 비자 연장과 체류 신분 변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영주권자나 비자 신청자의 나이·학력·직업·소득·건강상태 등 다양한 요인들도 심사에 반영돼 저소득층이나 노인, 미성년자 등이 불리한 심사를 받게 된다. 단, 난민·망명자·인신매매피해자(T 비자)·가정폭력 혹은 범죄 피해자(U 비자)·특별 이민 청소년 신분(SIJS) 등의 경우는 판별 대상에서 제외된다.

새 규정 실행으로 저소득층을 포함한 이민자들은 체류 신분과 정부 보조를 두고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비영리단체 '어번 인스티티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새 공공복지 수혜안을 발표한 이후 성인 이민자 7명 가운데 1명이 이미 혜택을 받고 있지 않다는 통계가 나왔다. 또 DHS는 새 정책으로 미국 내 합법 이민자 약 38만3000명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새 규정 발표와 관련 캘리포니아주와 뉴욕 등 주정부와 시민단체가 소송을 예고하며 즉각 반발했다. 개빈 뉴섬 가주지사와 하비어 베세라 주검찰총장 겸 법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이민자 가족과 유색인종 공동체의 건강 및 복지를 타깃으로 하는 무모한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이민자연맹(NYIC)도 12일 맨해튼 오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인과 부자가 아닌 이민자들을 겨냥한 공격이다. 이민자들에게 '시민권의 길'과 '기본적 필요'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라며 "뉴욕을 더욱 가난하고 병들게 만든다"고 비난했다.

박다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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