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포럼] 반이민 정책의 뿌리는 인종차별주의

박동규 / 변호사·시민참여센터 이민자 보호 법률대책위원장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또는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로 잘못 알려진 손자병법의 가장 유명한 명구의 원문은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다. 즉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또한 상대를 모르고 나만 알면 한번 이기고 한번은 진다. 상대도 모르고 나도 모르면 매번 싸움마다 위태하다고 손자는 설파했다. 그는 또한 싸우지 않고 이기는것이 최선이며 전쟁의 최상책은 '적의 계략을 치는것'이고 차선책은 '적의 외교를 치는것'이고 그 다음이 적의 군사를 치는것이고 최하책이 '적의 성을 직접 공격하는것이다'라고 말했다.

무슬림 입국 금지로부터 이민자 대대적 추방, 고용주 수색 및 처벌강화, 합법이민 50%축소, 난민 자녀 분리수용, 극우 인종혐오 집단 두둔, 백인우월주의 테러방지법 및 총기규제 상정 거부 등 지난 3년간 집행 되었고 앞으로도 집행될 백악관의 반이민 반유색인종 정책들은 지난1965년 이후 최악의 반이민 반유색인종 정책이었다. 1964년 흑인과 유색인종 그리고 양심적 백인들의 피땀어린 싸움의 결과로 역사적인 민권법이 통과되고 다음해인 1965년 평등한 개정이민법 통과된 이후 이렇게 가혹하고 인종차별을 넘어 인종 혐오적인 이민정책들이 그것도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사례는 없었다.

손자의 지혜을 빌어 반이민주의 반유색인종주의 '계략'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밝혀내는 것이 최우선이고 그 사실들을 근거로 한인들의 비롯한 이민자 커뮤니티를 보호하고 지켜내는 대책들을 함께 모색하고 준비 해야한다.

2명의 스티븐과 1명의 로저
그들을 알면 백악관이 보인다.


2016년 11월 9일 미국 대선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사건이 발생했다. 99%의 여론조사 기관의 예측을 뒤업고 낙선이 확실시 되던 공화당 후보가 당선이 된것이다. 두차례 내셔널 매거진 상을 수상한 언론인 마이클 울프의 저서 '화염과 분노' 에 의하면 당선자와 참모들도 당선을 예상 못했었다고 한다. 트럼프 후보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1등 공신 '3인방'을 꼽는다면 스티브 배넌, 스티븐 밀러 그리고 로저 스톤이다. 이 세 사람이 주장하는 이념과 정책을 알아야만 이민정책을 포함한 백악관의 정책의 민낯과 방향이 비로서 보이게 된다.

당선 1등 공신 스티브 배넌
전 세계 극우 포퓰리스트 대부


자타가 공인하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 당선의 1등공신으로 뉴욕 타임즈는 '배넌 대통령?' 이라는 제목으로 타임지는 '조작의 대가'를 제목으로 기사를 쓸만큼 핵심 브레인이다. 극우언론 '브레이트 바트'의 발기인이자 편집장을 역임하면서 반이민, 반유색인종, 반여성, 반환경의 이념을 설파하며 극우 조직 'Alt-Right(대안우파)'의 스피커 역할을 하였다. 현재는 전세계 극우 포퓰리스트들의 대부를 자처하며 유럽과 일본등에 극우주의 이념을 확산시키고 있다. 지난 3월 일본 방문때 아베 총리를 "민족주의와 포퓰리즘의 위대한 영웅" "트럼프 이전의 트럼프"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산 정책연구원 전략분석실의 2017년 논문 '블라디미르 푸틴의 Alt-West'를 보면 알렉산더 두긴이 푸틴에게 주입한 '러시아 민족주의'와 배넌이 트럼프에게 주입한 '백인 민족주의'의 근원이 본질적으로 같다는 것, 미국 대선 때 러시아가 개입한 사상적 이유, 배넌과 트럼프는 왜 푸틴을 닮아가려고 하는지, 왜 극우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신나치주의자들이 손을 잡았는지, 'Alt-Right' 용어는 어디서 왔는지 등에 대한 의문에 답을 준다. 배넌은 백인 우월주위의 다름아닌 소위 '미국 민족주의'의 주창자로서 철저한 반중국주의자 이며 자유무역 협정과 국제 환경협약, 국제 인권협약 등을 파기하는데 앞장섰고 '가난하고 좌절한 분노한 백인 노동자 계급'을 유인하는 선거전략을 주도했다.

반이민주의자 스티븐 밀러
극단적인 극우 급진주의자


약관 31세의 나이에 백악관에 입성한 극우 성향 극단적 반이민주의자이다. 그는 무슬림 입국금지, 난민 자녀 분리수용, DACA(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 폐지, 백인 우월주의 단체 두둔 등 대분분의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들을 주도한 인물이다. 중학교 때 미국 총기협회회장이 쓴 'Guns, Crime, and Freedom'이라는 책을 읽고 급진주의자로 돌변하게 된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학교 방송에 대놓고 공개적으로 반이민 발언들을 했다. 대학시절에도 급진우파적 성향의 동아리 회장을 하며 인종주의를 내세웠다. 1학년때부터 학생회 활동을 하러 나가서 "나는 스티븐 밀러고, 총을 좋아합니다"로 시작한 그의 자기소개는 아직도 동기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듀크대학 운동부 학생들이 흑인 여성을 강간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때 그가 가해자인 남학생들을 보호 하면서 이들의 변호를 적극적으로 도와준 것으로 유명하다. 제프 세션스 등 공화당 인사들의 적극 추천으로 트럼프의 선거캠프에서 참모로 일하게되었고, 트럼프가 아주 마음에 들어하는 연설문을 매일 써준 것은 매우 유명한 일이다. 코미 연방수사국(FBI)국장 해임, 빅터 차 주한 미대사 내정자 낙마,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을 난민정책에 유화적이라는 이유로 경질 시킬 정도로 백악관의 숨은 실세로 등극했다. 난민수용 철폐, 합법이민 축소를 넘어 잠재적 간첩이라는 이유로 중국 유학생을 받지 않는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유태계 이민자인 그의 삼촌인 데이빗 글로서는 "내 조카가 이 나라에서 우리 가족에게 새로운 삶을 준 이민정책을 반대하는 인물이 된것은 실망과 공포를 준다. 그는 위선자" 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선거 전략 자문가 로저 스톤
흑색선전·권모술수의 대가


공화당의 선거 전략 자문가로서 자타가 공인하는 '킹 메이커'다. 그러나 정상적인 자문가라기 보다는 정치 모사꾼에 가까워서 워싱턴 정가에서는 '더러운 사기꾼'으로 통한다. 현재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과 관련하여 러시아 및 위키리크 등과 내통한 혐의로 연방 검사에게 기소된 상태다. 흑색선전과 권모술수로 40여 년간 공화당 정치인들의 막후 비선실세 역할을 해왔다. 그의 신조는 "무명 보다는 악명이 낫다" "공격, 공격, 공격하라. 절대 방어하지 마라" "아무것도 인정하지 말라. 모든 것을 부정하고 반격하라"등이다. 닉슨 대통령의 열렬한 추앙자로 등에 닉슨의 얼굴 문신을 새기고 있다. 19세때 닉슨 재선 캠프에 가담하여 비자금을 받은 혐으로 워터게이트 사건의 최연소 연루자가 되었는데 그는 오히려 이를 자랑스럽게 여겼다. 이후 전국청년공화당 회장을 거쳐 정치 컨설팅 회사를 차렸는데 이들은 돈과 권력, 승리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특히 제3세계의 독재자들도 고객으로 받아들였다. 2016년 대선때 그는 트럼프 후보 캠프 메니져로 그의 파트너 매너포트는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배넌의 브레이트 바트, 존슨의 인포워스등 대안 우파 이념의 미디어들을 적극 활용하여 백인 우월주의, 인종혐오, 반이민, 총기협회 등 단체와 공조 하였다. 매너포트 또한 현재 러시아의 선거개입과 공모관련 금융사기, 세금사기 등으로 판결을 받고 감옥에서 복역 중이다.

백인 우월주의 단체와 동조
민주주의와 인권을 파괴


위의 '백악관 문고리 3인방'의 공통점은 선거 필승 전략으로 반이민과 인종주의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안우파, KKK, 신나치, 백인 민족주의등 범 극우세력과 가난하고 좌절하고 성난 미국 노동자들을 선동 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가난한 이유가 이민자들 때문이라고. 이것은 미국 역사의 시계를 1965년 민권법과 개정이민법 이전으로 돌리는것 일뿐 아니라 나아가 남북전쟁에서 패배하고 좌절한 남군 패잔병 중심으로 KKK가 창설되던 1865년으로까지 돌리는것을 의미한다. 거듭 말하지만 저들이 말하는 "Make America Great Again"의 본질은 "Make America White Again" 이다. 내년 대선의 주전선을 보수대 진보, 공화대 민주로만 설명하는것으로는 실체가 잘 안보인다. 상대의 민낯과 계책을 볼 수가 없다. 반이민을 반이민이라고, 인종차별을 인종차별이라고, 백인 우월주의를 백인 우월주의라고, 백색 테러를 백색 테러라고, 다수의 횡포를 다수의 횡포라고, 민주주의와 인권의 파괴를 민주주의와 인권의 파괴라고 상대의 이름을 있는 그대로 부르는것이 우리가 최우선적으로 할 일이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을 것이다." 이미 시작된 내년의 미국 대선은 2016년에 이어서 우리 생애에 또한번의 가장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다. 또한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결정하게 될 것이다. 그 아이들이 커서 우리에게 이렇게 물어올때 우리는 과연 어떤 대답을 해줄수 있을까. "엄마 아빠는 2020년 이민자들이 차별 당하고 인종혐오의 타겟이 되었을때 그리고 민주주의와 인권이 위기에 처했을때 무엇을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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