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국회서 항의 삭발 "조국 임명, 국민 개돼지로 본 것"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10일 삭발했다. 전날(9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한 데 대한 항의 차원에서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쯤 국회 본관 앞 계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접이식 의자와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사망하였다’는 검정색 플래카드가 놓였다. 이 의원의 옷도 상복을 연상케 하는 검은색이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10일 국회 본관 앞에서 삭발하기 전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한영익 기자





이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회견문을 읽었다. “참담한 심정으로 섰다”는 이 의원은 “문 대통령이 보란듯이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했다.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했다. “온갖 추악한 범죄와 비윤리에 둘러싸인 자가 개혁의 적임자라니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는 것 아니면 이럴 수 없다. 국민들의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86 운동권의 민낯이 드러났다. 운동권 세력이 이제는 괴물이 돼버렸음을 목격하고 있다”며 “민주화 훈장을 앞세워 사회주의 체제 전환을 시도하고, 나와 다르면 부수고 망가뜨리는 파시즘 독재를 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과거 보수세력을 기득권으로 몰아붙이며 민주화와 적폐청산을 이야기했지만, 결국 새로운 기득권 세력이 됐다. 그럴듯한 수사와 위선에 완전히 속아넘어 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10일 국회 본관 앞에서 삭발하고 있다. 한영익 기자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10일 국회 본관 앞에서 삭발하고 있다. 한영익 기자





이어 ①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즉각 철회와 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②청와대 인사·민정라인의 교체 ③검찰 수사에 개입하지 말 것 등 3가지를 요구했다. 이어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 등을 향해 “투쟁연대를 구성하자. 저도 밀알이 되겠다”고 호소했다.


회견을 마친 이 의원은 “함께 싸우자는 의미로 삭발을 하겠다”는 사회자의 목소리에 맞춰 간이 의자에 앉았다. 삭발은 약 5분간 진행됐다. 삭발하던 이 의원은 이따금 감정이 북받친듯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10일 국회 본관 앞에서 삭발했다. 한영익 기자





삭발을 마친 뒤엔 약간 울먹이기도 했다. 이 의원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국회에서 사태를 막지 못한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 그런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너무나 없다. 국민들은 분노가 솟구치는데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며 “절박한 마음에서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삭발을 하기로 했다. 앞으로도 함께 투쟁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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