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미·중 갈등 속 한반도 외교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의 책임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 있다”고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코로나19 책임론이 미·중간 제2의 무역전쟁으로 비화되는 것은 아닌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지난 40년간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양국은 상호협력으로 경제적 측면에서 세계 2위권 국가(G2)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코로나 책임론을 시작으로 양국의 경제적 공급체인을 바꾸는 경제 전략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로 접어들었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 내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회수하거나 인도·베트남 등 친미 국가들로 유도해 중국에 의존하는 세계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3월 퓨리서치 조사에서 미국인 66%가 중국에 ‘비호감’이라고 답했고, ‘호감’ 응답은 26%에 불과했다. 미국인은 코로나19로 중국을 사실상 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거론하며 관세 부과는 물론 국제적 무역질서의 재편까지 예고하며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미국인의 반중 의식과 무관하지 않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금년 중 방한하는 데 대한 굳은 의지는 변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또한 두 정상은 양국 기업인들의 필수적인 왕래를 보장하는 ‘신속통로 제도’를 기대한다고 했다.

양국 정상의 통화는 미·중 갈등이 다시 격화되는 미묘한 시기에 이뤄졌다. 중국은 한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가 역력하다. 한국정부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빚어진 통상관계를 마무리하기 위해 시 주석의 조속한 방한을 원하고 있지만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넘어 국제 무역질서의 재편까지 예고하고 있는 시기라 우려되는 것이다. 이런 갈등 국면에서 한국이 어느 한쪽 편을 들다간 무역 보복을 당하거나 외교안보 공조의 틀이 흔들리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남북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 북한에서 행한 일련의 사태만 보더라도 그렇고 거기에 대응하는 한국 정부만 보더라도 일방적인 짝사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번 미·중 갈등이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파장이 염려된다.

한국은 G2라는 거대한 양대 산맥을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섰다. 미국과 중국의 마찰로 어느 한 편에 일방적인 친분을 과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은 미·중 관계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심각하다는 사실이다. 미국과 중국이 첨예한 갈등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안보와 실익을 우선하는 현명한 정책이 필요하다. 잘못된 외교로 G20 국가에서 한국이 추락해서는 안 된다. 코로나19로 세계경제 불황이 예상되고 한반도 안보 현실이 심각한 상황에서 지혜로운 외교가 더욱 필요한 때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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