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칼럼] 마스크 ‘착용 vs 거부’ 논쟁

최근 오렌지카운티(OC)에서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OC의 코로나19 대응 책임자인 니콜 퀵 OC 보건 담당관이 그동안 수차례 협박을 받아왔으며, 심지어 살해 위협까지 받은 일이 공개된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진 계기는 지난달 26일 열린 수퍼바이저 회의다. 당시 많은 주민은 퀵 담당관이 지난달 23일 발동한 보건 행정명령과 관련, 불만을 제기하고 항의했다. 한 주민은 발언 시간에 퀵 담당관의 집 주소를 공개했다. 이는 퀵 담당관과 그 가족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다.

이틀이 지난 뒤, 더 놀라운 사실이 공개됐다. 수퍼바이저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퀵 담당관을 향한 협박 중엔 살해 위협도 있었다고 밝혔다. 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퀵 담당관에 관한 협박 시점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과연 그는 어떤 명령을 내렸길래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걱정하게 됐을까. 행정명령엔 OC주민과 OC 방문자는 공공장소, 소매점, 직장 등지에서, 또 함께 사는 가족을 제외한 타인과 최소 6피트 거리를 유지할 수 없을 때 마스크나 천으로 코와 입을 가려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보건국 측은 이후 개인 간 6피트 거리를 유지할 수 없을 때만 반드시 얼굴을 가려야 한다는 뜻이라고 추가 설명했다.

한국 뉴스에 익숙한 한인이라면 당연하게 느낄 법한 이 명령이 어떤 이들에겐 참기 힘든 간섭으로 느껴졌나 보다. 한국과 미국의 뉴스를 함께 보는 한인 중 마스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이는 드물다. 당연히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이들의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마스크 논란에 관한 타인종 매체 온라인 기사 댓글 수백 개를 읽어봤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들의 주장에 공감할 수 없다. 많은 댓글 논쟁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매우 전형적인 댓글 논쟁 사례를 압축해 소개한다. A는 마스크 착용론자, B는 착용 거부론자다.

A: 나도 마스크를 쓰면 답답하지만, 모두를 위해 쓰고 있다. B: 마스크를 써도 바이러스를 100% 차단하지 못한다. 필요 없다. A: 그래도 침방울이 튀는 걸 막아준다. B: 난 멀쩡하므로 마스크를 쓸 필요 없다. A: 마스크는 당신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걸 막는 동시에 다른 이의 바이러스로부터 당신을 보호한다. 상호존중이다. B: 난 젊다. 혹시 걸려도 금세 나을 거다. 65세 이상과 기저질환자는 집에 머물면 된다. A: 무증상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어 아프지 않아도 써야 한다. 당신도 모르게 집에 머무는 취약층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 B: 마스크가 그리 효과가 있으면 두 달 전에 모두 쓰도록 해야 했다. 뒤늦게 마스크를 쓰라는 건 과학적인 결론이 아니다. 마스크가 소용없고 건강한 이에겐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한 의사, 과학자가 많다. A: 내 주치의를 포함해 주위 의사들이 다 마스크를 쓰라고 한다. 의사, 간호사도 병원에서 모두 마스크를 쓴다. B: 좌파 정치인들이 코로나19를 이용해 독재적인 강압 조치를 펴고 있다. 난 그들에게 내 자유를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답답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단인 마스크가 정치와 음모론에 포획된 형국이다. 건강과 경제 중 어느 것이 중한지, 얼굴 가리기의 효용성과 적용 범위는 토론할 가치가 있다. 그러나 일방통행식 마스크 무용론은 극단적 진영논리, 믿고 싶은 정보만 골라 수용하는 행태가 빚어낸 공공보건 정책의 장애물일 뿐이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마스크가 정치적 심볼로 비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OC취재팀 임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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