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환 법률칼럼] 온라인 수업과 저작권

장준환/지식재산권 변호사

시대를 가리지 않고 아이들은 학교에 가는 것을 싫어한다. 휴일이나 방학이 가까이 오면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그런데 코로나-19는 아이들의 오래된 본성까지도 바꾸어놓았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싶다”며 아우성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학교는 밀집되어 집단생활을 하는 공간이기에 전 세계적으로 등교하지 않은 수업, 즉 온라인 위주의 수업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미국은 원격교육이 발전한 나라지만 지금처럼 교육기관 전반에 걸쳐 대대적으로 시행한 적은 없다. 그래서 수업의 온라인화에 따른 혼란이 일고 있다. 이것은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온라인 수업의 전면적 확대로 야기된 문제 중 하나가 저작권이다. 교실 수업에서라면 문제가 되지 않았던 부분까지 불거져 나오는 중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수업을 위한 저작물 사용이 상대적으로 폭넓게 허용되어 있다. 수업이라는 행위는 본질적으로 서적, 영상 등 타인의 저작물을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국제 저작권 협약인 베른협약도 교육 목적의 ‘도해(by way of illustration)’를 인정하고 있다. 제한적으로 저작권 이용을 허락하는 ‘공정 이용(fair use)’의 개념도 적용된다. 사소한 저작권 침해에도 관대한 편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말이 있듯 교육, 특히 공교육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는 부분도 통 크게 넘어가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수업이 온라인화되면서 저작권 문제가 더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실 수업에서의 저작권 침해는 휘발성이 있다. 좁은 공간에서, 제한된 학생을 대상으로,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라인 수업은 이와 다르다. 타인 저작물을 이용해 온라인 수업이라는 독특한 ‘영상물’을 만들고 이것을 ‘전송’하기 때문이다. 이용과 복제 과정에서 또 다른 침해가 생길 여지가 크다.

온라인 수업 영상에 포함된 저작물의 저작권 침해를 막기 위해서는 그 저작물 수업을 받는 사람 외에는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접근 제한 장치 그리고 수업을 받는 사람 외에는 복제할 수 없게 하는 복제 장치가 꼭 필요하다. 그리고 저작권 보호 관련 문구를 표시해야 한다. 전송에 따른 보상금을 산정하기 위한 장치도 필요하다.

교육에 있어 저작권 사용이 관대하고 폭넓게 허용되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여기에도 원칙이 요구된다. 공정 이용에 관한 3대 테스트가 적절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단계는 특별한 경우에 한정하며, 2단계는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과 충돌하지 않고, 3단계는 저작자의 합법적인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 원칙에 맞추어 온라인 수업을 위한 저작물 이용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교육이라는 숭고한 목적도 무분별한 저작권 침해까지 허용할 수는 없다. 타인 저작물은 수업에 꼭 필요한 경우, 일부만을 고유의 목적에 맞추어 제한적으로 사용하며 경제적 보상을 고려하는 저작권 관행이 확립되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국가 주도하에 교사와 학생이 저작권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풍부한 학습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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