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 미국과 동맹국은 중국 압박을 원한다

지금 한미 관계에서 가장 큰 난제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이 심화할 경우 한·미 동맹을 어느 선에서 유지하느냐는 문제이다.

미·중 경쟁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인사들은 ‘전략적 모호성’을 말한다. 그러나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최근 실시한 대중국 정책 관련 국제 설문조사는 한국 정부의 전략 재검토 필요성을 시사한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및 아시아의 여러 민주주의 동맹국들이 중국에 대한 강경론을 폭넓게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문조사는 미국 일반인 1000명, 미국의 12개 주요 기관의 고위 관계자 400여 명, 미국과 동맹 및 협력 관계에 있는 16개국(한국 포함)의 국제정책 전문가 400여 명의 응답으로 이뤄졌다.

미국 기관 쪽 응답을 보면 미국 내에서는 중국에 대한 강경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69%가 다자 합의를 통해 중국이 국제 규정을 따르도록 압박한다는 항목에 찬성하며, 시장의 힘이 중국의 공격적인 경제 정책을 억제할 것이라는 의견에 찬성하는 비율은 3%뿐이다.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중국과의 전쟁까지도 감수할 의향이 있다는 견해를 보인 사람도 많다. 응답자들이 감수할 의향이 있는 위험의 정도를 1부터 10 사이의 숫자로 표시하게 했고, 10은 ‘심각한 위험’을 의미했다. 중국이 한국을 위협할 경우에 대한 응답자들의 평균 수치는 8.6으로, 일본(8.9)과 오스트레일리아(8.7) 바로 다음이었다.

한국 방어에 대한 국가안보 전문가들의 평균 수치는 8.9를 기록했는데, 놀랍게도 기업이나 인권 단체 등 다른 분야와의 차이가 1점이 채 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등 동맹국들을 방어하지 않겠다는 말을 했지만, 그는 분명히 소수 집단에 속해 있다.

기업, 국가안보, 시민사회 기관 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이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인권이었다. 홍콩·티베트 등의 인권 향상 및 중국 내에서의 표현의 자유 지지를 위해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전체 평균 수치는 6.8이었다. 기업 지도자들의 평균 수치를 보면 홍콩 민주주의 지지에 대해서는 전체 평균보다 높은 7.2를 기록했다. 기업계 인사 중 상당수가 인권 및 민주주의 진보를 위한 대중 경제 제재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11월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인권 문제에 관해 중국을 압박하고, 중국의 강압으로부터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위험을 감수하고, 중국의 공격적인 사업 관행에 맞서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처를 해야 한다는 데 미국 내 모든 분야에서 의견이 일치한다.

동맹국 응답자들의 74%는 안보에 관해서는 중국과의 협력보다 미국과 다른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한국인 응답자들 가운데 대한민국 정부가 미국보다 중국과의 관계를 우선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4%,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7%에 그쳤다.

정책의 주요 영역에서는 독특한 의견 일치를 보인다. 아시아와 유럽의 대다수 경제·안보 전문가들은 화웨이 같은 중국 기업들의 자국 5G 시장 진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했고, 한국은 76%가 이에 찬성했다(일본과 대만의 찬성률은 80% 이상).

또한 한국인 응답자들은 미국이나 영국·일본·프랑스·오스트레일리아 응답자들만큼 인권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 문제에 대한 미국인과 한국인의 생각의 차는 크지 않다. 한미 동맹은 더욱 돈독해질 여지가 있다.

마이클 그린 /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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