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증세' 꺼내든 美 뉴욕주…월가 금융사들 '脫뉴욕' 채비



6일(현지시간)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사진)와 주의회는 '부자 증세' 도입안이 담긴 2120억 달러 규모의 예산안에 합의했다. [AFP=연합뉴스]





미국 뉴욕주가 ‘부자 증세’를 꺼내 들면서 글로벌 금융회사가 밀집한 월가에서 '탈(脫) 뉴욕' 움직임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와 주 의회는 이날 2120억 달러(약 237조 1220억 원) 규모의 예산안에 합의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둔 이번 예산안에는 부자 증세를 통한 세수 확보 계획도 담겨있다. 이에 따르면 뉴욕주는 개인 연간 소득 100만 달러(약 11억원) 이상과 부부 합산 연간 200만 달러(약 22억 원) 이상 소득자에 적용하는 세율을 기존 8.82%에서 9.65%로 인상하기로 했다.

또 초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별도의 과세구간을 만들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간 소득 500만~2500만 달러(약 55억~279억 원)일 경우에는 10.3%, 연간 2500만 달러 이상일 경우 10.9% 세율이 적용된다.

주세와 별도로 뉴욕시는 현재 최고 3.38%의 소득세율을 별도로 적용하고 있다. 초고소득자의 경우 주세와 시세를 합쳐 소득의 약 15%를 지방세로 내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최고 13.3%를 부과하는 캘리포니아주를 넘어 뉴욕주가 미국에서 가장 높은 소득세율을 부과하는 주가 된다. 여기에 연 소득 40만 달러(약 4억 4600만 원) 이상은 연방 정부에도 최고 37%의 소득세를 내고 있기 때문에 뉴욕주에 거주하는 고소득자의 세금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뉴욕 고층 빌딩의 스카이라인. [AFP=연합뉴스]






뉴욕주는 이같은 증세로 연 43억 달러(약 4조 8095억 원)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 주 상원 리즈 크루거 재정위원장은 “뉴욕 최고 소득자 상위 2%가 주 소득세의 약 절반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주는 이렇게 걷힌 추가 세금을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계층 지원과 도시 재생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세입자 임대료 지원 23억 달러, 중소기업 보조금 및 세금 공제 10억 달러, 실업자 지원 21억 달러 등이다.

뉴욕주는 지난해 9월부터 부유세 도입을 논의해 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세수 감소에 재정 적자 규모가 150억 달러에 달하면서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인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부유세 도입이 '탈(脫) 뉴욕'을 부추길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재정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는 데다 쿠오모 지사가 최근 각종 추문에 연루되며 입지가 좁아지면서 결국 의회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골드만삭스는 핵심 조직을 플로리다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연합뉴스]






뉴욕주는 소득세 이외에 현행 6.5%인 법인세율도 2023년까지 7.25%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번 증세로 부유층과 대형 금융사 등 기업의 뉴욕 탈출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지난달 JP모건체이스는 대형 금융사로는 처음으로 뉴욕을 떠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골드만삭스와 미 사모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도 지난해 12월부터 핵심 조직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뉴욕 부유층 사이에서 '대안'으로 주로 거론되는 곳은 세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물가도 뉴욕의 70~80% 수준인 플로리다주다. 익명을 요청한 골드만삭스 직원은 로이터 통신에 "플로리다에서 거주할 아파트를 구하고 있다"며 사측이 이전 계획을 공식화하진 않았으나 고액 연봉을 받는 동료 다수가 플로리다로 이사 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오늘의 핫이슈

Video News

핫딜 더보기

이 글을 공유하려면 링크를 복사하여 붙여넣으세요.
복사를 누르시면 자동 복사 됩니다.